프로야구 롯데는 전반기를 3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12연패를 당하는 등 6위까지 떨어지며 가을 야구를 장담하기 쉽지 않게 됐다. 사진은 지난달 LG와 원정 경기 모습. 연합뉴스프로야구 대표적인 인기 구단들인 이른바 '엘롯기'의 동반 가을 야구 진출 가능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LG는 단독 1위로 2년 만의 우승을 향해 진군하고 있지만 롯데는 5위 경쟁도 힘에 부치고, KIA는 하위권에 처져 있다.
롯데는 3일 경기도 수원시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t와 원정에서 8 대 9로 졌다. 9회말 통산의 실책으로 끝내기 패배를 안았다.
전날 LG와 잠실 원정에서도 롯데는 2 대 3으로 졌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6⅔이닝 4탈삼진 7피안타 2실점 호투했지만 타선이 무기력했다. 9회초 대타 김민성의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지만 노진혁, 이호준이 삼진으로 물러나 경기가 끝났다.
kt와 원정은 더 아쉬웠다. 롯데는 2 대 7로 뒤진 7회초 대거 6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손호영, 박찬형의 2루타와 빅터 레이예스, 김민성, 한태양 등의 적시타 등 모처럼 타선이 터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운드가 버티지 못했다. 8회말 윤성빈이 장준원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고, 마무리 김원중이 9회말 안치영,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이정훈을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를 자초했다. 이어 장진혁의 땅볼을 잡은 3루수 박찬형이 홈에 악송구하면서 경기가 끝났다. 지난 6월 한화 노시환 이후 올해 2번째 끝내기 실책이다.
롯데는 62승 6무 61패로 5위에서 6위로 내려섰다. 롯데가 5위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 10일 공동 7위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반면 kt는 이날 키움에 덜미를 잡힌 삼성과 공동 4위로 올라섰다. 롯데와는 0.5경기 차다.
KIA 주장 나성범. KIAKIA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SSG와 홈 경기에서 1 대 2로 졌다. 최근 4연패 수렁에 빠졌다.
9회말 마지막 기회가 아쉬웠다. 김선빈, 최형우가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지만 나성범, 오선우, 박재현이 SSG 마무리 조병현에게 모두 삼진을 당해 경기가 끝났다.
KIA는 57승 4무 63패로 8위에 머물렀다.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공동 4위 그룹과 4경기 차로 벌어졌다. 반면 SSG는 3연승을 달리며 SSG는 63승 4무 58패, 3위 자리를 지켰다.
LG와 롯데, KIA는 전국구 인기 구단으로 꼽히지만 2000년대 초중반 나란히 암흑기에 빠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팬들은 이들 팀을 '엘롯기'로 묶어 불렀다.
그러다 KIA가 2009년과 2017년, 그리고 지난해 우승하며 '엘롯기 동맹'의 저주를 풀었다. LG도 2023년 무려 29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한을 풀었다. 다만 롯데는 1992년 이후 우승 가뭄이 풀리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엘롯기는 전반기 선전으로 사상 첫 가을 야구 진출의 기대감을 키웠다. LG가 2위, 롯데가 3위, KIA가 4위였다.
후반기 무서운 질주로 단독 1위에 오른 LG. 연합뉴스하지만 후반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G는 투타 조화 속에 8월 구단 월간 최다인 18승을 거두며 한화를 제치고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는 주장 전준우의 공백 속에 암흑기 시절인 2003년 15연패를 소환하며 12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5위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디펜딩 챔피언' KIA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정규 리그 최우수 선수 김도영의 부상 공 속에 마무리 정해영, 필승조 조상우 등 불펜 난조로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우승 후유증으로 인한 주전들의 부상에도 전반기 선전했지만 후반기 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전반기 상위권을 달리며 KBO 리그의 역대급 흥행에 큰 기여를 했던 LG와 롯데, KIA. 과연 사상 최초의 '엘롯기' 동반 가을 야구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