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하는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9월 A매치 기간 미국 원정길에 오르는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이제는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라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내년 6월 월드컵 본선에서 어떤 선수들이 경쟁력이 있는지 계속 실험해 봐야 한다"며 "이번 미국 원정 상대는 우리에게 아주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부상 선수가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떤 대안을 찾을지 준비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오는 7일 오전 6시(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10일 오전 10시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번 2연전에는 총 26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이 중 K리거 9명만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길에 올랐고, 해외파 17명은 미국 현지로 바로 이동한다.
홍 감독은 지난 7월 K리거 위주로 치른 동아시안컵에서 실험한 '플랜B'를 이번 2연전에서도 가동할 계획이다. 당시 테스트했던 스리백 전술을 유럽파 선수들에게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플랜A'로 계속 경기해서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며 "동아시안컵 때부터 '플랜B'도 시작했는데, 이번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도 실험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이번에 소집된 선수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한국계 독일 국적의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외국 태생의 혼혈 선수로는 최초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에 대해 "(외국 태생 혼혈 선수 발탁은) 처음이라 많은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해외에는 이미 많은 사례가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이 선수가 대표팀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다른 선수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한국어 공부도 많이 하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많은 사람이 도와줘야 할 것이다.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카스트로프의 합류로 대표팀의 취약 포지션으로 꼽히는 중원에 생길 변화가 기대를 모으지만, 주축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부상으로 빠진 건 아쉬운 대목이다.
이에 홍 감독은 "황인범이 대표팀 주축인 것은 모두가 다 알지만,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큰 대회엔 항상 부상 변수가 존재한다.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가 얼마나 다른 대안을 가졌는지도 중요한 만큼 준비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표팀의 공수 핵심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소속팀 출전 시간 부족도 고민거리다. 홍 감독은 "제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이 분발해서 더 많이 출전했으면 좋겠다"며 "이번 원정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선수들과 이야기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출국길을 앞두고 전해진 공격수 오현규(헹크)의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설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들은 것은 없고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선수가 비행기 타는 시간을 하루 정도 늦췄는데, 그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