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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년, 한국 만화 80년의 기록 '한국 만화 트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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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행 제공 생각비행 제공 

한국 만화의 굴곡진 현대사를 미시적 시선으로 조망한 '한국 만화 트리비아'는 1945년 해방기부터 2025년 현재까지 약 80년에 걸친 한국 만화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키워드 오덕학',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 등을 통해 만화와 서브컬처의 궤적을 추적해 온 만화비평가 서찬휘가는 전쟁·독재·계엄 등 특수한 사회 현실 속에서 만화가 어떻게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며 생존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사건을 통사적으로 나열하기보다 저널리즘적 시선으로 잘린 단면들을 묶어, 당시 현장의 공기와 목소리를 되살려낸다.

1945년 해방기에는 김용환의 '코주부'가 언론 자유와 좌우 갈등을 풍자했으며, 한국전쟁 시기에는 만화가 이데올로기 선전에 동원됐다. 남북 양측에서 살포된 삐라 만화는 "적을 삐라로 파묻어라"는 구호 속에 심리전 도구로 활용됐다. 그러나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이 노점 만화를 찾으며, 부산 피난지에서의 만화 유통은 훗날 만화방(대본소) 문화의 시초가 되었다.

책은 또한 독재 시기의 만화 탄압과 저항을 되짚는다. 박정희 정권의 '춘천 역전 파출소장 딸 살해 사건' 조작은 만화계 탄압의 빌미가 되었고, 유신 체제하에서 만화는 극도로 제한됐다. 전두환 정권 역시 '만화 정화 방안'을 내놓으며 족쇄를 더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 권력자 가족들이 만화 산업에 발을 담그는 모순도 드러난다.

1990년대 청소년보호법 제정은 만화를 다시 공공의 적으로 몰았고,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가 음란물로 기소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그러나 2003년 대법원 판결로 작가가 승소하며 만화계는 표현의 자유를 일정 부분 회복했다.

저자는 특히 2022년 '윤석열차' 사건과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시도에 이르기까지, 한국 만화계가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온 최근의 장면까지 이어간다. 릴레이 만화와 성명서, 시국선언문 등 만화인들의 집단적 행동은 과거 독재 정권 시절과 현재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서찬휘 지음 | 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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