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맞서는 톱스타 정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신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다. 넷플릭스 제공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에 출연한 배우 이하늬는 최근 둘째 출산을 앞둔 만삭의 몸으로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작품 홍보에 나섰다.
또, 출산 예정일이 겹친 탓에 '애마' 공개 전 화상 인터뷰를 미리 진행하며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정에 이해영 감독조차 "걱정됐다"고 전할 정도였다.
이하늬는 지난 24일 딸을 출산하며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같은 날 '애마' 단톡방에 "나왔슈"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기쁜 소식을 전했단다.
출산 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이하늬는 '애마'에 대한 각별한 생각을 밝혔다.
"2025년에 '애마'가 공개된다는 자체가 제게 의미 있고 소중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작품을 통해) 2025년을 살아가는 여배우로서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며 "부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이 돼 반가웠다.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강조했다.
작품 출연 배경에 대해선 "처음엔 제가 알고 있는 '애마'인가 싶었다"며 "감히 '제가 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대본을 보니 재미있었다. 2025년에 이런 작품을 내놓을 생각을 했다는 게 대단했다"며 "배드신도 앵글에 따라 작품으로, 영화로 보였다. 더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강조다.
"고양이 걸어가는 모습 떠올려, '영배야 시동걸자'는…"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에선 1980년대 당시 사용되던 연출과 편집 방식이 일부 장면에 반영됐다. 배우 이하늬는 "이해영 감독님이 그때마다 당시의 연출과 카메라 기법을 구현하며 상황들을 천천히 설명해주셨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이하늬는 극 중 정희란을 표현하기 위해 표정과 말투, 걸음걸이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그러면서 고양이가 걸어가는 모습을 떠올렸다고 한다.
"약간은 과장되게 연기하면서도 움직임은 최소화해 포인트를 주려고 했어요. 하나를 잘라도 터프하게 자르지 않고 '툭' 자르는 듯한 우아한 선을 보여주고 싶었죠."그는 "1980년대 작품과 인터뷰를 보면서 '애마'에 어느 정도까지 녹여낼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그때는 저도 응애응애하면서 나온 때라 성인이 되어서야 작품을 보게됐다"고 웃었다.
이어 "수위가 높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부분은 높고 어떤 부분은 낮더라"며 "작품을 찾아보면서 당시만의 향수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정희란이 자주 내뱉는 대사 '영배야, 시동 걸자'에 대해선 "충무로 끝물을 경험한 세대였다"며 "비화처럼 전해지는 이야기를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시동 걸자'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감독님이 작품에 녹여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해영 감독도 "제작진과 마찰이 있거나 이견이 있으면 꺼내는 여배우들의 강력한 카드였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당시 배우들 얼마나 고단했을지…안소영 선배님 뵙고 넙죽 인사드렸죠"
배우 이하늬는 작품 촬영 과정에서 과거 선배 배우들의 활동을 찾아봤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찾아보면 제스처나 의상이 촌스럽지 않더라"며 "시간이 지나도 관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오셔도 똑같이 히트하셨을 것"이라고 웃었다. 넷플릭스 제공이에 이하늬는 이번 작품에서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호 역을 맡은 진선규와 다시 한번 호홉을 맞춘 데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서 이들은 영화 극한직업(2019)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진선규 배우님이 캐스팅된 것만으로도 복지가 30% 채워진 거 같았다"며 "정말 양아치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셨는데 현장에서 기립박수가 나올 정도였다"고 감탄했다.
작품 뒷얘기도 전했다. 이하늬는 극 중 구중호 사저에서 정희란과 육탄전이 벌어지는 장면을 떠올리며 "그 신을 찍을때가 겨울이었는데 진선규 배우님이 당시 심한 B형 독감에 걸렸다. 아픈 와중에 열연을 해주셨는데 정말 짠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작품에는 영화 '애마부인(1982)'에 출연했던 배우 안소영이 특별출연하기도 한다. 그는 6회에서 대종상 공로상 시상자인 방연자 역으로 등장한다.
배우 이하늬. 넷플릭스 제공이하늬는 "이전에 뵌 적은 없었고 촬영장에서 처음 뵙다"며 "하나도 보호받는 장치가 없던 시절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지 생각하니 정말 넙죽 인사를 드렸다. 선배님들이 계셨기에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1980년대 여배우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연기가 좋아서 하셨던 선배님들은 많이 고단하고 녹록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저라면 예민했을 거 같고,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거 같아요. 많은 분의 배려와 시스템이 필요했던 시대였죠."6부작으로 구성된 '애마'는 지난 22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국내 비영어 TV쇼 부문 톱10 시리즈에 오르며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