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K-콘텐츠의 흥행과 여름방학 극성수기가 맞물리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박물관 오픈런'까지 등장했다. 류영주 기자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글로벌 흥행이 여름 방학·무더위 특수와 맞물리며 국립중앙박물관을 'K컬처 성지'로 만들고 있다.
전시장은 오픈런 행렬로 붐비고, 기념품샵(뮷즈샵)은 매일 품절 사태가 이어지며, 유튜브에는 '박물관 오픈런' 현장을 담은 영상까지 속속 올라오고 있다.
17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7월 관람객 수는 74만2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36만1천여 명)의 두 배를 넘어섰다. 7월 말까지 누적 관람객은 341만 명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하며 개관 20년 만에 최다 관람 기록을 새로 썼다.
방학과 여름 휴가철에 더해, 케데헌이 촉발한 K전통문화 열풍이 직격탄이 됐다.
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의 매출도 폭발했다. 7월 한 달간 매출은 49억5천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7억6천만 원)보다 180% 급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에 상품들이 매진 문구가 붙어 있다. 류영주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제공
까치·호랑이 모티프 상품, 반가사유상 굿즈 등 전통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이 SNS를 타고 입소문을 타면서 '품절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국립중앙박물관은 '케데헌' 이전부터 꾸준히 특별한 전시로 관람객을 끌어왔다. 신라 황금문화재, 반가사유상 등 대표 유물 전시와 해외 교류 특별전은 여전히 '박물관 필수 코스'로 꼽힌다.
여기에 K팝과 전통문화가 결합된 '케데헌'의 성공이 더해지면서, 전시·뮷즈·체험을 모두 아우르는 문화 소비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관람객이 급증하면서 '조용히 감상하는 박물관' 풍경은 다소 달라졌다. 반가사유상을 전시한 '사유의 방' 같은 명상형 공간조차 북적이는 인파로 여유를 느끼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물관 측은 "관람객 분산을 위해 어린이박물관 신축과 관람 동선 개선 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전시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흥행은 온라인으로도 번졌다. 유튜브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오픈런' 현장을 담은 브이로그와 리뷰 영상이 다수 올라오며, 해외 시청자들의 댓글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K콘텐츠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단기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흐름이 될 것으로 본다. 방학과 무더위 같은 계절적 요인 위에 글로벌 플랫폼이 만든 한류 콘텐츠와 전통문화 자원이 결합하면서 박물관이 새로운 대중문화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