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 하는 이동경. 연합뉴스모처럼 대표팀에서 선발 기회를 잡은 공격형 미드필더 이동경(27·김천 상무)이 '황금 왼발'로 홍명보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동경은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한국이 경기 초반부터 공세를 퍼부은 가운데, 이동경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문환(대전 하나시티즌)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은 단숨에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왼발로 강하게 감아차 골문 왼쪽 상단에 정확히 꽂았다.
지난 2021년 6월 9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드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스리랑카전 득점 이후 무려 1489일 만에 A매치 골 맛을 본 것.
이후 한국은 주민규(대전 하나시티즌), 김주성(FC서울)의 연속 골을 앞세워 중국을 3-0으로 완파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동경은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무엇보다 무실점으로 승리해서 굉장히 기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약 4년 만에 골 맛을 본 데 대해서는 "슈팅을 자신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잘 들어가서 굉장히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골 장면을) 보지는 못했다"며 "다시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4년 만의 골이다 보니 조금 많이 다시 보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이에 취재진이 '마치 손흥민(토트넘)을 연상케 하는 골이었다'고 하자 이동경은 "(손)흥민이 형과 비교되는 건 가당치도 않다. 흥민이 형은 그곳에서 워낙 많은 골을 터뜨리셨다. 난 더 연습해야 하는 선수"라며 고개를 저었다.
K리그에서도 왼발 중거리슛을 자주 선보이는 이동경은 "아무래도 슛을 좋아하기 때문에 슛 훈련을 많이 한다"며 "경기장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많이 때려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임하기 때문에 좋은 슛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슈팅하는 이동경. 연합뉴스
유럽파 선수들의 그늘에 가려 선발 기회가 잘 오지 않았던 이동경은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많이 도와주고 함께 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손흥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등 쟁쟁한 선수들과의 2선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얻었을 터. 이동경은 "항상 노력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 보여주면서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동경은 조심스레 출전 욕심을 내비쳤다. 그는 "모든 선수가 월드컵에 나가고 싶어 한다. 내가 최대한 성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월드컵 출전은) 꿈이기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군 복무 중인 이동경은 최근 병장으로 진급해 전역을 앞두고 있다. 그는 "후임들이 들어오다 보니 굉장히 편안한 부분이 생겼다"며 "3개월 조금 넘게 남은 시간 동안 내가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배우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낸 다음 전역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