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검찰 분쇄해야"…정성호 신중론에 맞선 與강경파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굿캅-배드캅 전략 될까

정성호 "검찰 해체? 적절치 않아"
당내에선 "검찰 분쇄해야" 채근
지지층 조바심에 당권경쟁 맞물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토론회에서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박찬대 의원과 토론회 주최자인 민형배, 김용민, 장경태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토론회에서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박찬대 의원과 토론회 주최자인 민형배, 김용민, 장경태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중점 정책과제로 '검찰개혁'을 꼽기 시작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검찰 조직을 해체한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비교적 온건한 태도를 보였지만, 당은 외려 '더 서둘러야 한다'며 채근하는 분위기다.

이는 지지층에 소구하려는 차기 당권주자들의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검찰을 분쇄해야 한다"는 급진적 표현까지 초래했다.

여권에선 이재명 정부 초기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 속에서 당과 정부가 일종의 '굿캅 배드캅'을 각각 도맡는 전략을 구사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당권 주자들 "폭풍처럼 검찰개혁"

과거 '처럼회'라고 불렸던 민주당 강경파 의원 모임 '국회 공정사회포럼'은 2일 검찰개혁 의지를 확인하고 입법과제를 정리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토론회에 참여한 차기 당대표 후보들의 입장이었다. 이들은 검찰개혁에 대해 "다시는 권력을 갖지 못하게 해야 한다(박찬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한다(정청래)"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또 "9월까지 검찰청 해체하겠다. 추석 밥상 위에 올려드리겠다(박찬대)"거나 "귀향길 라디오 뉴스에서 검찰청 폐지 뉴스를 듣게 하겠다(정청래)"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박 의원의 경우 토론회 뒤 일각에서 나오는 '속도조절론'에 대한 견해를 취재진이 묻자 "국민은 이미 충분히 숙고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성호 신중론에 당내 "文정부 때도 그랬는데…"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이는 전날 정성호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명 일성으로 "검찰 조직의 해체나 이런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당내에서 신중론자나 의회주의자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을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검찰 출신 봉욱 전 대검 차장을 민정수석에 임명하자 검찰개혁에 '속도'보다 '국민 공감'을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여기에 이진수 법무부차관을 비롯해 조국혁신당에서 '친윤' 딱지를 붙인 검사들이 신임 인선에서 서울중앙지검,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에 배치되자 여권에선 '검찰개혁이 더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논란이 길어질수록 잡음만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끝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때도 법 통과 이후 후속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 난리가 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층 조바심에 선명성 경쟁까지

심우정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심우정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론 최근의 인선은 개혁 과정에 피할 수 없는 내부 저항을 최소화하려는 '조직 장악용'이라는 평가가 많다. '친윤'으로 분류된 검사들이 비교적 체제 순응적 인물이라는 평도 여당 내부에서 나온다.

다만 개혁과제를 서둘러 완수하기를 바라는 강성 지지층의 조바심이 차기 당권 주자들의 선명성 경쟁에 맞물리면서 강경론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그러다보니 이날 토론회에서는 "검찰개혁은 조직으로서의 검찰을 분쇄하는 것이 돼야 한다"는 표현까지 김필성 변호사의 발제문에 담겨 화제가 됐다.

게다가 때마침 심우정 검찰총장이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각을 세우며 사퇴한 까닭에 당의 메시지는 더욱 거칠어졌다.

김병기 당대표 겸 원내대표도 이날 "심 총장이 마지막까지 정치검찰의 본성을 숨기지 않았다"고 꼬집으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검찰개혁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결국 굿캅 배드캅 카드로

결국 향후에는 이런 여권내 스펙트럼이 이 대통령의 다양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여야의 대체적 분석이다.

정성호 의원을 필두로 한 정부 측이 일종의 '굿캅', 민주당과 당내 강경파가 '배드캅'을 맡아주면 이 대통령이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검사 출신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정성호 후보자 말만 보면 여야 협의를 하겠다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렇게 해놓고 막상 나중에 뒤통수 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율사 출신 민주당 친명계 중진 의원은 "쾌도난마처럼 하는 검찰개혁이 시원해보일 수 있으나 혹시 무리가 따를 경우 검찰 내부 동의를 얻는 형식을 취하면서 목표의 70~80%를 먼저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

1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