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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아에 크롭티→바코드? '언더피프틴' 눈물의 해명타임[현장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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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언더피프틴' 긴급 보고회에서 크레아 스튜디오 서혜진 대표(왼쪽부터), 황인영 대표, 용석인 PD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25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언더피프틴' 긴급 보고회에서 크레아 스튜디오 서혜진 대표(왼쪽부터), 황인영 대표, 용석인 PD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00명이 넘는 제작진이 어린 친구들을 이용한 성상품화 프로그램을 만들었는가. 아이들을 이용해 성착취 제작물을 만들었는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레아 스튜디오 서혜진 대표)

MBN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 제작진이 눈물로 성상품화 논란을 해명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논란을 유발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제작 의도·과정에 오해가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 콘텐츠 내용은 K팝 스타를 꿈꾸는 10대 소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란 호소였다.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호텔에서 열린 '언더피프틴' 긴급 보고회에서는 30분 분량의 본 방송 영상이 공개됐다. '직접 콘텐츠를 보고 판단해달라'는 제작진의 요청이었다.

각기 다른 매력과 특기를 가진 참가자들은 화장은 했지만, 노출도가 심하지 않은 의상을 착용하고 자신만의 무대를 선보였다. 연출 방향성 역시 '성적 매력' 어필이 아닌 '퍼포먼스', 즉 참가자들의 실력이 잘 돋보이도록 구성됐다. K팝 2세대 아이돌 스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미성년자 참가자들을 위해 신랄한 평가보다는 장점에 집중했다.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크레아 스튜디오 서혜진 대표 등 제작진은 아동 성상품화 논란을 촉발한 SNS 티저 영상의 의상, 참가자들의 포즈, 바코드 표시 등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일단 바코드 표시에 대해서는 디자인 담당자와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학생증 콘셉트'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저희는 '언더피프틴'이 일종의 학교란 생각을 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자기 트레이닝을 하며 성장하는 것"이라며 "포털사이트에 검색만 해봐도 나오는 요즘 학생증 사진에서 모티브를 딴 건데 이걸 성적인 상징으로 환치시키는 부분에 굉장히 놀랐다. 참가자들이 상처 받을까봐 프로필도 모두 내렸다"라고 했다.

이어 "해당 이미지를 만든 분이 30대 여성 디자이너다.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정말 많다. 남자 노동자들이 편집하지 않는다. 미디어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성인지 감수성이 바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을 낮춰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편집, 멘트, 춤, 의상 등 여성 노동자들이 참여한 결과물임을 인지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짧은 크롭티, 안이 비치는 시스루 의상, 성인을 모방한 표정 등 또 다른 지적도 잇따랐다. 특히 최근 배우 김수현을 두고 불거진 미성년자 교제 및 그루밍 논란과 맞물려 사태가 더욱 확산됐다.

이에 크레아 스튜디오 황인영 공동대표는 "심려를 끼쳐드려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더 이상 아이돌을 지망하는 친구들이 섹시 콘셉트 무대를 흉내내지 않는다. 정말 기성세대와 다른 꿈을 꾸고, 다른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제작진도 시청자들이 그런 감동을 받으리라 안일하게 생각했던 측면이 있다. 다만 외부 요인들과 합쳐지면서 (성상품화를) 노린 게 아니냐는 의혹과 우려가 있는데 그건 정말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동요에서 전환되는) 티저 영상은,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꿈을 멋지게 펼쳐내고 싶어하는 이들의 '진짜 모습'을 반전 매력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티저 영상은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인데 저희 의도와 다르게 어른을 흉내 낸 섹시 콘셉트로 오해의 소지가 발생해서 빠르게 삭제했다. 그 때는 그렇게 빨리 대처해서 개선하는 게 최선이었다. 저희가 미비한 점이 없었는지 다시 한 번 숙고를 할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만 15세 이하의 '걸그룹' 제작이 목표였을까. 점점 아이돌 그룹의 데뷔 연령이 어려지면서 최근 10대 아티스트의 노동 강도, 성상품화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현실이다.

황 대표는 "저희도 여러 가지 부정적 여론에 대한 고민을 했다. 다만 알파 세대 오디션을 진행하고 싶다는 게 저희 기획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지금 K팝 산업 구조상 15세 이하 친구들이 아무리 꿈과 열정이 많아도 어리다는 이유로 제도의 벽에 부딪혀 방치되는 부분이 있다. 현실이 따라가지 못하는 거다. 세계화 된 K팝을 보고 자라난 세대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싶었다. 처음 오디션에서는 걸그룹 특정을 하지 않았지만 여자 참가자들이 압도적으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다"라고 기획 의도를 이야기했다.

제작진이 현재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참가자들이 받을 상처다. 방송 역시 당초 일정대로 31일 강행하는 것이 아니라 편성 시기와 콘텐츠 내용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언더피프틴'을 송출하는 MBN 또한 이번 제작보고회 이후 여론 등 추이를 종합해 편성 여부를 결정한다.

황 대표는 "결과적으로 논란이 되고 참가한 친구들에게 상처가 된다면 막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편성 시기나 내용에 대해 엄밀하고, 엄정한 기준으로 다시 한 번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단 점에서 동의를 했다. 선공개를 한다고 저희가 강행한다는 의지는 아니다. 참가한 친구들이 사실과 다른 프레임과 연결돼 소비되지 않았으면 하는 입장이고, 함께한 모든 사람들의 명예를 위해 필요한 대응이었다"라고 했다.

서 대표 역시 "MBN과 저희 의견이 다르지 않다. MBN은 단순 플랫폼이지만 책임을 느끼기에 전면 재검토라는 의사 표현을 한 것"이라며 "2주 전에 벌써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완성본을 제출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내부적 검토가 이뤄졌다. 논란을 불식하고 싶어 선공개를 원했다"라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용석인 PD는 "1년을 준비해서 아이들은 방송이 안된다는 사실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방송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왜곡된 논란으로 상처를 많이 받고 있다"라며 "방송이 안될 경우, 아이들이나 부모님이 받을 상처는 상상이 안 될 정도다. 오히려 부모님들은 제작진을 격려해주셨다"라고 호소했다.

말미에 황 대표는 눈물과 함께 "우리는 그런 프로그램이 아닌데,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라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어 "오디션하면 악마의 편집, 걸그룹하면 성상품화 그런 도식을 깨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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