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으로 이적한 주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K리그1이 2025시즌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건 단연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의 활약이다. 전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이어갈지 팬들의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다.
팬들에게는 설렘으로 다가오는 새 시즌이 신입생들에게는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는 숙제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K리그 최고 골잡이, 대전서 새 출발
황선홍 감독과 대화 중인 주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울산 HD를 떠나 대전 하나시티즌에 새 둥지를 튼 K리그 최고의 골잡이 주민규(34)가 가장 먼저 새로운 도전의 첫발을 내딘다. 오는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포항 스틸러스와의 공식 개막전이 그의 대전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주민규는 K리그1 무대에서 득점왕을 두 차례나 차지하는 등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으나 경기 감각은 오히려 더 노련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주민규에 대해 "축구에 대한 느낌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신체적인 능력은 떨어지더라도 판단 능력은 가르쳐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상황 판단은 나보다 나은 것 같다. 공격 지역에서의 연계와 타이밍 등도 굉장히 좋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에게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면서 "시너지 효과만 잘 일으키면 측면 선수들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대전은 지난 시즌 38경기를 치르면서 43골에 그치는 등 공격력 부재가 큰 약점으로 꼽혔다. 이에 황 감독은 '검증된 골잡이' 주민규를 영입해 스트라이커를 보강했다.
주민규와 황 감독의 인연은 깊다. 그는 지난해 3월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았던 황 감독의 부름을 받아 33세 333일의 나이로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표팀에서는 '늦게 핀 꽃'이지만, K리그1 무대에서는 이미 입지가 탄탄하다. 2021시즌부터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린 그는 2025시즌 대전에서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함께 통산 세 번째 득점왕에 도전한다.
울산에 새 둥지를 튼 허율-이희균. 울산HD 제공울산의 세대교체, 중심에 선 '광주 이적생 듀오'
K리그1 4연패를 노리는 울산은 2025시즌을 앞두고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 중심에는 스트라이커 허율(23)과 멀티 플레이어 이희균(26)이 있다.
울산은 지난 시즌 내내 선수단 노쇠화에 대한 우려에 휩싸였다. 하지만 김판곤 울산 감독은 '노련함'을 강조하며 반박했다.
그럼에도 새 시즌을 앞두고선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결국 울산은 주민규(34), 윤일록(32), 임종은(34), 조수혁(37), 아타루(32) 등 베테랑들과 작별했다. 대신 허율과 이희균을 비롯해 윤종규(26), 이재익(25), 이진현(27), 라카바(22)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선수단 평균 연령을 대폭 낮췄다.
특히 허율과 이희균 영입이 눈에 띈다. 광주FC에서 프로로 데뷔한 두 선수는 나란히 첫 이적팀으로 울산을 택했다.
주민규가 빠진 공백을 192cm의 장신 스트라이커 허율이 메울 전망이다. 이희균은 공격 2선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허율을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이다.
김 감독은 비시즌 영입에 대해 "젊고 다이내믹한 선수들을 영입한 건 사실이다. 여기에 노련함도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면서 "울산이 추구하는 강력하고 다이내믹한 축구에 적합한 선수들을 잘 영입했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젊은 피를 수혈한 울산은 오는 16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승격팀 FC안양과의 개막전을 치른다.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김진수-문선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서울의 우승 도전, '92년생 전북 듀오'와 함께
FC서울에서는 1992년생 동갑내기 듀오 문선민과 김진수의 합류가 눈길을 끈다. 나란히 전북을 떠나 서울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를 영입한 서울은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국가대표 출신 풀백 김진수는 K리그에서는 전북에서만 뛰다가 처음 이적을 결심했다. A매치 74경기(2골) 출전에 빛나는 김진수는 서울의 측면 수비에 노련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선민도 A매치 17경기(2골)를 뛰었고, K리그 통산 277경기에서 50골 31도움을 기록한 검증된 공격수다. 이번 시즌 자신의 시그니처 셀레브레이션인 '관제탑 세리머니'로 서울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앞둔 김기동 감독은 한층 두터워진 스쿼드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는 걱정이 많았지만, 올해는 기대감이 크다. 우승에 대한 기대는 아니고, 지난해보단 좋아졌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3년 계약 기간 안에 우승시키겠다는 각오는 변함없다. 점차 바뀌고 있고, 더 좋아진 모습으로 우승하고 싶다"며 이를 악물었다.
FC서울 주장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2년 차' 린가드, K리그 적응 완료
이적생 못지않게 기대를 모으는 2년 차 선수도 있다. K리그 적응을 마친 제시 린가드(32·FC서울)는 2025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린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해 공식전 200경기 이상을 뛴 스타 선수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A매치 32경기(6골)를 뛰었고,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커리어로는 K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FC서울에 입단한 린가드는 리그 26경기에 출전해 6골 3도움으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K리그 적응을 마친 그는 올 시즌 더 파괴력 있는 모습을 예고했다.
동계 훈련 기간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었다는 린가드는 "이렇게 몸 상태가 좋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일본에서 치렀던 연습 경기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매 경기 12km 정도 뛰려고 노력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린가드를 향한 김 감독의 신뢰도 더 두터워졌다. 지난 시즌 도중 임시 주장직을 맡기더니, 올 시즌에는 정식 주장으로 임명했다.
김 감독은 "린가드가 주장을 맡으면서 지난해보다 더 노력하고 있다"면서 "때로는 진중한 모습도 보이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준다. 어린 선수들도 린가드를 편하게 대하더라"고 했다.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부상한 서울은 오는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SK를 상대로 시즌 첫 경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