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 미사일 파편 추락 피해 현장. 연합뉴스러시아군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습을 벌이면서 최소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고 AP 통신이 우크라이나 외무부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시에도 공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는 외국 대사관들도 일부 손상됐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키이우에서는 최소 3차례의 큰 폭발음이 들렸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5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파편이 떨어지면서 키이우 시내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성니콜라스 성당과 고층 사무용 건물, 국립대학 등지에 잔해가 추락하면서 건물이 손상됐다.
낮은 고도로 날아오던 미사일이 요격되면서 발생한 충격파로 건물 창문이 부서지는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창문 파손 등이 빚어진 시설 가운데 외교 공관이 몰려 있던 건물도 있었다. 이 건물에는 아르헨티나와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팔레스타인, 포르투갈, 몬테네그로 등 외국 대사관 6곳이 입주해 있다.
이날 미사일 파편이 추락한 지역 가운데 화재가 생긴 곳도 있으며 난방 관련 기반 시설에도 피해가 생겨 주거용 건물 630개와 의료시설 16곳, 학교 및 유치원 30곳의 난방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미사일 공습 사실을 확인하면서 최근 우크라이나가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로 자국 국경지역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틀 전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6기와 영국에서 제공받은 스톰 섀도 공대지 미사일 4기를 사용해 남부 로스토프 국경 지역을 공격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 피해를 입은 포르투갈이 속한 EU는 강력 비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또다른 극악무도한 공격"이라며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국제법 무시 수준이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외교 대표단은 어떤 경우에도 (공격의) 대상이 되거나 영향을 받아서도 안 된다"며 "이것은 민간인을 표적삼은 러시아의 또다른 야만적 공격으로 평화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