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양천종 씨의 딸 양두영(94)씨가 아버지 유해를 받아들고 울음을 터뜨렸다. 제주도 제공광주형무소에서 숨진 4·3수형인 희생자가 75년 만에 고향 제주의 품으로 돌아왔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17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평화교육센터에서 4·3수형인 희생자 고(故) 양천종 씨 유해 봉환식과 함께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도외에서 발굴된 희생자 유해가 제주로 봉환된 건 고(故) 김한홍 씨에 이어 두 번째다.
제주시 연동리 출신인 양씨는 4·3 당시 가옥이 불에 타자 가족들과 함께 노형리 골머리오름으로 피신했다. 1949년 3월 군경 선무공작으로 하산해 주정공장 수용소에서 한 달간 있었다.
같은 해 7월 농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다 체포돼 광주형무소로 끌려갔다. 같은 해 12월 가족들은 형무소로부터 양씨 사망 통보를 받아 시신을 수습하려 했지만, 끝내 수습할 수 없었다.
양씨 유해는 지난 2019년 12월 광주시 북구 광주형무소 부지 정비 과정에서 발견됐다.
발굴 당시 유해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행방불명인으로 추정돼 관심이 쏠렸다. 광주형무소 부지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3공수여단과 20사단이 주둔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5·18 행방불명인 유족과 유전자 대조 작업을 벌였지만 관련성은 찾지 못했다. 이후 제주도는 해당 유해가 4·3수형인 희생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 6월 유전자 정보를 받았다.
이후 지난달 12일 신원 확인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양씨 유해로 확인됐다.
유가족 대표인 양성홍 씨는 이날 봉환식에서 "할아버지 유해를 수습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4·3으로 희생된 모든 행방불명 희생자들이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오영훈 지사도 "정부와 유전자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면서 대전 골령골과 경산 코발트 광산 등 4·3수형인 기록이 있는 지역에 대한 유해 발굴과 신원확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