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과 비통이라는 시계의 초침이 흐르고 있다.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계엄사 포고령에 쓰인 광기의 언어가 아직도 메아리치고 있다.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과 "패악질을 일삼는 만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파시즘의 위협이 대통령 입에서 나왔다. 계엄사 포고령에서는 헌법 제21조가 보장한 말과 행동할 자유가 모든 정치 활동의 금지, 가짜뉴스·여론조작·허위선동의 금지, 모든 언론과 출판의 계엄사 통제 아래 '처단' 대상이 되었다. 내란이라 부를 이 사태는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폐기, 어떤 법적 근거도 없는 국정 권한 위임이라는 혼돈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한 양태와 제도를 연구해 온 학자들은 이 폭력의 언어에 맞서 반성과 성찰의 물음을 우리 자신에게 던진다. 민주 공화정의 시민과 언론의 규범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이 사태에 침묵하지 않았는지, 지난 2년 반 동안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고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만연할 때 관조하지 않았는지, 연구와 강의 현장에서 학문의 자율성을 얼마나 지켰는지 돌아본다. 이제 한국 사회 지식인이라는 우리의 지위는 관념의 허공에서 행동의 지평으로 내려올 때다. 몇 시간을 간격으로 쏟아지는 속보와 단독의 홍수 속에서 분노의 증폭을 넘어 해법을 모색할 언론의 책임을 촉구하는 일, 시민의 표현과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모든 정치 권력에게 우리의 말과 글로 경고하는 일, 적대와 분열의 정치가 방치해 온 미디어 법제를 개혁하여 더 나은 공론장을 만드는 일이 그것이다. 우리는 성찰과 책임의 약속과 함께 아래 요구를 밝힌다. 하나. 국회는 즉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의결하라. 지난 7일 탄핵안 폐기는 한국 민주주의와 정치 체제의 명백한 한계를 보여주었다. 정권 교체의 욕망, 정당 붕괴의 공포, 국회의원 개인의 안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든 시민은 알고 있다. 하나. 어떠한 매체 유형을 막론하고 모든 언론은 정확한 보도와 해법을 모색할 의제 설정에 충실하라. 정치권의 무수한 말들과 추측을 확산시키는 속보와 단독 경쟁은 지금의 위기에서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고 책임을 증명할 때가 지금이다. 우리는 지금의 사태가 민주주의 제도의 붕괴가 아니라 더 나은 민주주의를 가능케 할 근원적 민주주의의 시간임을 알고 있다. 광장과 일상에서 언론학 연구자들은 이 시간에 기꺼이 함께할 것이다. 2024년 12월 11일 강명현(한림대), 강명호(광주전남민언련), 강상현(연세대), 강승한(한국교통대), 강신규(KOBACO), 강윤지, 강재원(동국대), 강준만(전북대), 강진숙(중앙대), 강형철(숙명여대), 고삼석(동국대), 고은지(따따따연구실), 고은해(서강대), 구교태(계명대), 구윤희, 권오상(연세대), 권장원(대구가톨릭대), 권지현(경성대), 김가희(이화여대), 김경석(Towson Univ.), 김경호(제주대), 김경환(상지대), 김경희(한림대), 김관호(오산대), 김광수(김광수미디어연구소), 김국진, 김균(서강대), 김균수(전남대), 김기태(세명대), 김내훈(연세대), 김대식(전 KBS), 김대중(동아대), 김동규(동명대), 김동민(독립연구자), 김동원(한국예술종합학교), 김동윤(대구대), 김동준(공공미디어연구소), 김동철(이화여대), 김미숙, 김미희(세종대), 김민정(한국외국어대), 김민지(서강대), 김범수(부산대), 김병선(계명대), 김봉철(조선대),김상균(한국언론정보학회), 김상민(연세대), 김상호(경북대), 김서중(성공회대), 김선기(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김선미, 김선영, 김성광(KAIST), 김성수(국민대), 김성욱(서울여대), 김성은(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김성재(조선대), 김성중(충남대), 김성해(대구대), 김소형(성균관대), 김수아(서울대), 김수연(서강대), 김수정(충남대), 김수정(중앙대), 김양은(서강대), 김연식(경북대), 김영빈(국립부경대), 김영욱(이화여대), 김영은(건국대), 김영주, 김영주, 김영주(경남대), 김영지(동아대), 김예란(광운대), 김용찬(연세대), 김원경, 김위근, 김유정(MBC), 김윤정(고려대), 김은규(우석대), 김은영(고려사이버대), 김은진(부산대), 김장현(성균관대), 김재영(충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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