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안동에 국립의대가 필요한 3가지 이유'…경북대병원 교수의 진단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경북대 칠곡병원 모습 이 병원은 대구와 경북지역의 응급의료 핵심병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제공경북대 칠곡병원 모습 이 병원은 대구와 경북지역의 응급의료 핵심병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제공
경상북도와 경북북부지역 기초 지자체들이 국내 유일의 의료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경북북부지역에 국립의과대학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공론화에 나선 이후 북부지역의 중심도시인 안동에 국립 의과대를 신설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국내 최고수준의 간담췌장 외과 전문의로 명성이 높은 김상걸 교수(경북대의과대 칠곡병원 소속)는 "국내 유일의 의료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경북북부지역에 하루라도 빨리 의과대를 신설하되 국립의과대와 부속의료원을 동시에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TK에 국립의대 4개는 있어야"


김상걸 교수는 28일 경북대칠곡병원에서 CBS노컷뉴스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안동을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에 국립의과대가 설립돼야 하는 이유 3가지로 △이 지역이 대구(경북대병원)와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 △지속가능한 병원 경영상의 이유 △의료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국립의과대가 신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경북북부지역이 의료사각지대라는 주장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1개도에 1개 국립의과대 체제가 갖춰져 있지만 유일하게 부산경남만 2개의 국립의대가 설립돼 있다"며 "이는 서부경남지역민들이 부산까지 이동하기엔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생긴 2개 국립대체제"라고 설명했다.

부산시에서 경상대가 있는 진주시까지는 직선거리로 87km지만 경남의 오지인 함안 거창 산청 하동까지는 최대 두배나 먼 지역이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병원가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1980년대에 경상대에 국립의대가 신설됐다. 그래서 경남지역에는 유독 국립의과대가 2곳이다.
경북북부와 전남 도서지역이 한반도의 마지막 의료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안동대 제공경북북부와 전남 도서지역이 한반도의 마지막 의료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안동대 제공
김 교수는 경북은 경남도보다 크기가 두배나 되지만 남쪽으로 치우친 대구에 경북대의대 1개 뿐인 상황이라 주민들이 커다란 불편을 겪고 있다"며 "하루 빨리 국립의과대가 설립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면적으로 비교하자면 대구와 경북에는 4개는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걸 "국립의대라야 경영적으로 지속"

 
안동병원 등 민간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있지만 국립의대가 설립돼야 하는 이유로 "병원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하는데 국립이 아니고는 인구수가 적은 지역에서 경영을 해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아산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사가 뇌출혈을 일으켰지만 병원에서 집도의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한 사건은 한국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줬다. 당시 아산병원에는 신경외과에 소속된 의사 수가 40명이나 됐지만 뇌를 열어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는 단 2명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굴지의 아산병원 조차 응급환자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져 병원 소속 의료진 마저 처치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전국의 다른 민간병원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인천 모 병원의 경우 소아과 분과만 10여개지만 소아과 교수는 5명에 불과하다. 소아과를 뽑느니 돈되는 진료과의 교수를 뽑는게 낫다고 판단한 결과다"고 말했다.

나름의 수준과 실력을 갖춘 병원들 조차 응급상황 발생시 급히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응급대응체계를 갖추려고만 하다 보면 병원경영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 칠곡병원 간담췌외과 김상걸 교수가 수술에 집중하고 있다. 김상걸 교수 제공경북대 칠곡병원 간담췌외과 김상걸 교수가 수술에 집중하고 있다. 김상걸 교수 제공
하지만 국립의과대와 부속병원이 패키지로 묶여 기능하는 전국의 '1도 1개대학병원'은 병원경영의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이 민간병원을 압도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대학병원들이 지역의 응급의료체제의 보루로 기능하고 있다.

국립의대와 부속병원 패키지로 유치해야


경북대병원의 경우를 보자. 300여명의 의과대 교수 가운데 100여명은 신분이 공무원인 겸직교수이고 나머지는 기금교수다. 겸직교수의 급여는 50%를 국가재정으로 나머지 50%는 병원이 지급하는 구조다. 병원입장에서는 국가재정지원에 힘입어 그만큼 의사 임금비 부담을 덜 수 있다. 김상걸 교수는 "국립의대+부속병원이 패키지로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인건비를 병원이 100% 다 대는 구조로는 생존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안동대가 안동의료원과 MOU를 맺고 부속병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지만 초기에는 몰라도 그런 체제로는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개인 견해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의과대 설립이 의료산업 발전,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수준높은 교수급 의사가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미국 최고의 병원인 Mayo대학(로체스터 소재)에서는 엄청난 연구 성과를 만들어 내지만 주변에 뉴욕이나 LA같은 대도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연구력있는 교수들이 들어가 병원을 중심으로 기초연구와 임상에 기반한 의료 산업화가 이뤄진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역량있는 의료진이 수혈돼야 안동 같은 중소도시이면서 의료소비자가 적은 지역이라도 주변의 수요까지 흡수해 산업화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이해됐다.

안동대학교는 경북도, 북부 11개 기초 지자체와 의과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동대 제공안동대학교는 경북도, 북부 11개 기초 지자체와 의과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동대 제공
그는 "안동의대 설립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판단이 중요한 것 같다"며 "교육부장관이 허가해주면 대학설립은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의대설립을 위해 필요한 의대생 입학TO는 내년부터 늘어나는 1500명 가운데 200명 안팎을 떼어내 전남과 경북북부에 배정하면 의사들이 별로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동일한 의료보험료를 납부해놓고 어떤 지역은 서비스를 받고 일부지역은 소외되고 있는 처지다 차라리 의료보험에서 탈퇴하게 해달라는 주장을 펴야할 형편"이라며 의료사각지대에 의과대 신설의 시급한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