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정지윤. 한국배구연맹여자배구 현대건설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23·180cm)이 컵대회를 통해 새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건설은 6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정관장을 세트 스코어 3대1(23-25 25-15 25-14 25-18)로 꺾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1년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컵대회 우승이다.
이날 정지윤은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블로킹 4개를 포함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7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은 38.24%를 기록했다. 약점으로 꼽히는 리시브 효율도 41.67%로 안정적이었다.
경기 후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리시브 효율이 좋았고 득점도 잘 나왔다"면서 "스스로 더 잘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정지윤을 칭찬했다.
정지윤은 "훈련부터 컵대회까지 힘든 일정이었지만 처지지 않으려 했다"면서 "욕심을 버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컵대회를 준비하면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고, 대표팀에서 했던 배구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내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하던 대로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IBK기업은행과의 준결승전에서는 4득점에 그치며 다소 부진했던 정지윤은 "나아져야 한다. 스스로 부족한 게 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팀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 역할을 잘 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정규시즌에는 기복을 줄이는 게 정지윤의 숙제다.
현대건설 정지윤. 한국배구연맹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 멤버를 그대로 유지했다. 선수단 변화는 없지만 조직력은 더 탄탄해졌다.
2018년 현대건설에서 데뷔해 7년 차 시즌을 맞은 정지윤은 "누가 잘 되든 잘 안 되든 모두 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이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올해 벌써 두 번째 우승이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에 이어 컵대회까지 휩쓸었다.
하지만 우승의 기쁨은 여기까지다. 정지윤은 "챔피언을 두 번 했지만 지난 시즌은 끝났고, 컵대회는 올 시즌을 준비하는 대회라 생각한다"면서 "결과를 좋게 가져와서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지만, 더 잘 준비해서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한 만큼 마음가짐부터 남다르다. 정지윤은 "내가 더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고,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부담되지만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려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부담이 커진 정지윤에게 주포 모마는 "이건 지윤이뿐 아니라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서로 돕기 위해 있는 거고, 그래서 팀이라 부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