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 연합뉴스출범 75주년을 기념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개막했다. 나토 정상회의는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사흘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여성·평화·안보 라운드테이블'로 시작된 첫날 일정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방위산업포럼 기조연설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연설로 막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나토 출범 서명지인 멜론 대강당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나토의 역사와 향후 역할 등을 담은 기념사를 낭독한다.
둘째날인 10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참가국 정상들을 초청해 만찬을 개최한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나토 정상과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국가(AP4)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번 정상회의의 우선 순위는 단연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30여개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2년 5개월 가까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의 동력을 되살리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우리 돈 84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및 경제 지원안이 미 의회를 통과한 가운데, 나토 회원국 차원의 60조 원 규모 군사지원을 유지하겠다는 서약이 이번 회의에서 합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방공 시스템을 제공하는 새로운 안보 지원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다.
미 행정부는 나토 정상회의 사전 브리핑에서 "나토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군사적·정치적·재정적 지원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 대해 새로운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 위한 가교의 일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토 정상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 군사적 노력을 지속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평가하는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시 닥쳐올 잠재적인 격변과 일부 나토 동맹국 내 극우 정당의 부상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위한 구체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나토 정상들은 이번 회의의 결과물로 공동성명(코뮤니케)을 채택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는 물론 중러 및 북러간 협력 등에 대한 견제와 차단 노력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AP4 정상들까지 참여하는 확대 회의에선 러시아 방위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북러 협력 심화 등에 대한 대응이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첫 대선후보 TV토론 이후 당 안팎으로부터 후보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내 설득은 물론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리더십' 건재를 확인시킴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후보 사퇴론'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회의를 통해 자유세계를 이끄는 확고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후보사퇴론'을 확실히 차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도 있다.
이에 따라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1일에 실시될 바이든 대통령의 단독 기자회견에 시선이 모아진다.
국제 규모 행사 뒤 기자회견은 이전 대통령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로 기자 회견을 멀리해왔다.
이번 기자회견은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이 민감한 질문에 즉흥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지 여부와 관련해 또 한번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