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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주에 갇힌 사도세자의 죽음을 그 회화나무는 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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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궁궐의 고목나무
서해랑길 인문 기행

눌와 제공 눌와 제공 
'나무 박사' 박상진 명예교수가 궁궐을 가득 채운 나무 수종의 생태와 역사·문화를 다룬 해설서 '궁궐의 우리 나무'에 이어 조선 궁궐의 고목나무에 서린 이야기를 소개하는 '궁궐의 고목나무'를 출간했다.

책은 조선 4대 궁궐에 자리한 주요 고목나무를 소개하고, 그 나무가 당시 어떤 의미였을지 옛 그림·사진·문헌의 도움을 받아 살펴본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할 추정 나이부터, 궁중에서 나무의 역할, 얽힌 사연 등 고목과의 만남을 더욱 값지게 할 이야기를 모았다.

창덕궁 창건 당시 건물은 모두 사라졌지만, 조선 개국 이전부터 살아온 향나무는 오늘도 규장각 봉모당 앞에서 만나볼 수 있다. 창경궁 남쪽의 선인문 돌다리와 명정전 행각에는 사도세자가 죽는 비극적인 역사를 가까이 지켜봤을 회화나무 2그루가 자란다.

선원전 측백나무(300여 살)에서는 역대 왕의 어진을 모셔둔 공간의 그 신성한 분위기를, 존덕정 은행나무(약 250살)에는 공자를 기리고 학문을 숭상하는 정신을, 빈청 뒷산(동궁 앞 숲속) 쉬나무 고목에서는 야근과 야간 연회가 이뤄졌을 궁궐의 밤을 엿볼 수 있다.

오늘날 궁궐에서 가장 오래된 고목은 '창덕궁 규장각 향나무(천연기념물)'다. 추정 수령 750~760살로 현재는 받침대 15개가 괴어져 있다. 가지가 옆으로 낮게 뻗은 탓이다. 정조 및 순조 연간의 학자인 유본예는 규장각 향나무가 당시에 기둥 12개로 받쳐진 덕에 번성해 자란다고 기록했다. 놀랍게도 그렇게 받침대로 받쳐진 모습은 19세기 초의 대형 궁궐 조감도인 국보 '동궐도'에도 그대로 묘사돼 전한다.

저자는 나무와 관련된 역사·문화 문헌들, '동궐도'와 각종 궁중기록화를 아우르며 고목의 삶을 복원하고 궁궐, 옛사람과 함께한 의미를 되짚는다.

박상진 지음 | 눌와 | 356쪽


상상출판 제공 상상출판 제공 
문화사학자의 우리땅 걷기 '서해랑길 인문 기행'이 출간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코리아둘레길 사업으로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에 이어 2022년 6월 세 번째 걷기 여행길로 개통된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에서 시작해 인천 강화를 연결하는 103개 코스, 1800㎞의 최장거리를 자랑한다.

2019년 대국민 공모로 확정한 서쪽(西) 바다(海)와 함께(랑) 걷는 길'이란 뜻의 서해랑길은 넓은 갯벌과 서해의 찬란한 일몰을 만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서해 곳곳에 새겨진 우리나라 문화역사의 현장들도 마주할 수 있어 트래킹 동호인들의 관심을 받는 곳이다.

책은 2014년 저자가 서해 바닷가 길을 걸으며 찍고, 기록한 사진과 글을 모은 답사기다. 서해랑길이 조성되기 전 앞서 답사한 길은 천천히 걷다가 만나는 명승지와 그곳에 남아 있는 우리 문화역사를 배경으로 해남 땅끝에서 강화평화전망대까지 마을과 마을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풀어놓는다.  

신정일 지음 | 상상출판 | 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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