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만행' 역대 최악의 감독, 마침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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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참패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이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입국 뒤 인터뷰에서 사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참패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이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입국 뒤 인터뷰에서 사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마침내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역대 최악의 사령탑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6일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정몽규 축구협회장 주재 임원 회의를 실시했다. 정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 주요 임원 10명이 참석했다.

최근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은 분야를 막론하고 거세게 빗발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근무 태도, 경기력 문제, 선수단 관리 등에 대한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고 전력을 앞세웠지만 우승에 실패했다.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대회였지만 64년 만의 정상 탈환은 허무하게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준결승까지 진출한 것을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자신을 향한 경질 여론에 대해서는 "2년 반 뒤 열릴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할 것"이라며 사퇴를 거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탈락 후 "한국에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고 2년 반 뒤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귀국 후 이틀 만에 거주지인 미국으로 휴가를 떠났다. 무책임한 행동으로 성난 팬심에 불을 지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황진환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황진환 기자결국 협회는 지난 15일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뜻을 모았다.

한국은 요르단과 준결승에서 유효 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0대2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요르단은 이미 조별리그(2대2 무)에서 한 차례 맞붙은 상대였지만, 상대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전력강화위 브리핑을 맡은 황보관 기술본부장은 "준결승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상대임에도 전술적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선수단 관리에도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준결승을 하루 앞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손흥민과 이강인 등 핵심 선수들의 다툼이 발생했는데, 이를 목격한 클린스만 감독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 본부장은 "선수단 관리에 대해서는 팀 분위기와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제시하는 점에서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 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 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 부재의 원인이라고 핑계를 댔다.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그것(선수단 내 불화)이 경기력의 영향이 됐다고 설명했다"면서 "핑계를 대는 것보다는 불화 때문에 경기력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력강화위는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이 깊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부임 후 꾸준이 외유 논란에 휩싸였다.

황보 본부장은 "국내 체류 기간이 부족한 근무 태도에 대해서도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 같다"면서 "여러 약속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서 회복하기 불가하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스포츠인 축구에서 그동안 대표팀 감독은 내용과 결과가 이슈가 됐는데, 근무 태도가 이슈가 되면 안 된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 지난 2019년 11월 헤르타 베를린(독일)을 맡았지만 단 10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바 있다. 당시 구단과 상의 없이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사퇴를 발표하는 등 기행을 벌였다.

이미 논란이 많은 사령탑을 선임한 협회도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정 회장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원칙과 시스템을 무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 후 자리를 뜨고 있다. 황진환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 후 자리를 뜨고 있다. 황진환 기자협회 입장에서는 더 이상 클린스만 감독의 만행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이에 전력강화위는 최종 결정권자인 정 회장에게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촉구했다. 황보 본부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면서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정 회장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날 회의 종료 후 직접 발표에 나선 그는 "많은 국민께 실망을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 "협회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 팀을 넘어 국민들의 관심을 얻어 그 에너지를 돌려줘야 하는 명실상부한 국민적인 팀"이라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로서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적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선임하고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번 대회 관련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해준 국민들께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정 회장의 경질 발표 전 클린스만 감독은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모든 한국의 축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아시안컵 준결승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연속 무패라는 놀라운 여정에 대한 성원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와 클린스만은 동행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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