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가 합당을 공식화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원칙과상식'이 주축인 미래대연합과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공동창당을 선언했다. 제3지대 구도가 보수(여권)와 진보(야권) 2개의 큰 축으로 나눠진 상황에서 이들이 총선 전 한 데 모여 '빅텐트'를 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준석-양향자' 이어 '민주 탈당 의원-이낙연'…중텐트 완성
미래대연합 박원석 공동대표(오른쪽)와 새로운미래 신경민 국민소통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가칭 '개혁미래당' 공동창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미래대연합 박원석 공동대표와 새로운미래 신경민 국민소통위원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혁파와 정치혁신, 사회개혁과 미래 전환에 나서라는 국민의 기대와 명령에 부응하기 위해 공동 창당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개혁미래당'(가칭)이라는 이름으로 다음 달 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통합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은 앞서 지난 24일 합당을 선언한 바 있어 보수와 진보 진영 내에 '중(中)텐트'가 하나씩 완성된 모양새다. 이들이 추후 빅텐트를 꾸린다면 중도층 표심을 가져갈 가능성이 커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실시해 26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33%)이나 민주당(33%)이 아닌 '제3지대' 정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기를 바라는 유권자는 24%에 달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원샷 통합' 물건너 가면서 '중텐트 함정' 우려 목소리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합당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그러나 양 중텐트가 궁극적으로 합쳐지려면 이념적 차이를 극복해야하는 것은 물론, 함께 공천권 배분 문제를 놓고도 합의점을 찾아야 해 험로가 예상된다. 벌써부터 이준석 대표는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의 통합 당명이 개혁신당을 연상시킨다며 신당 주도권을 놓고 기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혁신당이 출범해서 개혁을 화두로 삼아서 이슈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개혁미래당'이란 당명을 쓰겠다는 건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탈당파들이 먼저 손을 잡음으로써 오히려 제3지대 빅텐트 성사가 더욱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출신과 국민의힘 출신, 또는 진보 정당 출신과 보수 정당 출신들이 단번에 합쳐지지 않고 일단 양쪽으로 뭉칠 경우 오히려 이질성이 더 부각되면서 '빅텐트' 통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계심 때문이다. 이를 우려해 애초 '제3지대' 통합 논의에 참여했던 세력들은 초반에 이른바 '원샷 통합'을 거론하기도 했다.
'컨벤션 효과' 기대…총선 임박해 '빅텐트' 가능성 제기
그럼에도 총선을 앞두고 의석수 확보를 위해서라면 양측이 어떤 방식으로든 연대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아직까진 우세한 분위기다. 제3지대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최종적으로 후보 등록 전 '빅텐트'를 만들게 될 것"이라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컨벤션 효과도 있을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이낙연 전 대표 역시 통화에서 "일부러 어느 시점에 빅텐트를 꾸리는 게 좋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진 않는다"며 "협력의 방법은 여러 가지"라며 시점과 연대 방식을 열어뒀다.
우선 통합 논의의 첫 단추는 개혁미래당과 개혁신당이 서로의 가치를 확인하고 공통 정책을 발굴하는 '비전 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들은 28일 첫 비전 대화를 하기로 했지만 주제 합의에 실패하면서 연기됐다. 관련해 새로운미래 신경민 국민소통위원장은 이날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절한 날짜와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혁미래당은 신당 내에 '대통합추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며 '제3지대 빅텐트' 구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