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MZ를 비롯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관객들 사랑으로 '천만영화' 반열에 오른 '서울의 봄'이 침체한 극장에 '봄'을 불렀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코픽)가 발표한 '2023년 12월 한국 영화 산업 결산'에 따르면 12월 한국 영화는 1347억 원의 매출액과 1370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이 가동된 2004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2월 한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였다. 흥행의 일등 공신은 단연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었다.
지난해 11월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식을 줄 모르는 흥행 열기를 자랑했고, 12월 들어서는 더 뜨거워졌다. 12월 한 달 동안에만 매출액 877억 원, 관객 수 890만 명이 들면서 12월 전체 흥행 1위에 등극했다. 또한 12월까지 누적된 수치 기준으로 총 1154억 원의 매출액과 1185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2023년 통틀어 가장 흥행한 영화 1위를 차지했다.
전국 영화관을 순회하며 총 217회(1월 14일 기준) 무대인사에 오르던 '서울의 봄' 감독과 배우들은 지난해 12월 24일 '천만영화' 타이틀을 얻었다.
코픽은 "특히 12월 한 달간 집계된 매출액과 관객 수는 2023년의 첫 메가 히트작이었던 '범죄도시2'보다도 많아 사실상 12월에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서울의 봄'을 '천만영화'로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서울의 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한 영화들 중 '범죄도시2' '아바타: 물의 길' '범죄도시3'에 이어 매출액 1000억 원, 관객 수 1000만 명을 넘긴 네 번째 영화가 됐다.
12월 흥행 2위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마지막 시리즈 '노량: 죽음의 바다'로 매출액 340억 원(관객 수 344만 명)을 기록하며 역사 소재 영화의 흥행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힘입어 12월 한국 영화의 매출액 및 관객수 점유율은 82%에 달했다.
'범죄도시3'에 이어 오랜만에 '천만영화'에 등극한 '서울의 봄'이 12월 극장가 봄을 불러내며 각종 기록의 주인공이 됐지만, 코픽은 '중박 흥행' 영화를 찾기 어려웠다는 것은 아쉽다고 짚었다.
지난해는 중소 규모로 제작돼 300만~500만 명 정도의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가 드문 한 해였다. 2023년 한국 영화의 총 매출액은 59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326억 원) 감소했고, 팬데믹 이전 평균(9287억 원)의 64.4% 수준을 기록했다. 2023년 한국 영화 총 관객 수는 6075만 명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수치이자 팬데믹 이전 평균의 53.7% 수준이었다.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이 2023년 전체 흥행 1위와 2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범죄도시3'을 제외하면 1월부터 7월까지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같은 기간 기준으로 매출액 200억 원, 관객 수 200만 명을 넘긴 영화가 없었다.
코픽은 "통상 극장가에서 많은 관객몰이를 기대하는 여름 시장과 추석 황금연휴 기간까지도 대목에 걸맞은 대흥행작이 나오지 않아, 한국 영화의 흥행 부진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올 때쯤 구원투수처럼 '서울의 봄'이 개봉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