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변호사)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어제 대법원에서 판결이 난 그 사건이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벌어진 남편 니코틴 살인 사건인데요.
◇ 김현정> 예전에 우리 탐정 손수호 코너에서 니코틴 살인 사건 다룬 적이 있었는데 이건 아니죠?
◆ 손수호> 그때는 2016년 남양주 사건입니다. 그 사건은 대법원에서 살인 유죄 확정됐어요. 그리고 이번 화성 사건도 아내가 남편에게 니코틴을 먹여서 살해했다고 살인으로 기소됐는데 1, 2심 모두 유죄였거든요. 형량은 징역 30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됐습니다.
◇ 김현정> 파기환송이라고 한 거면 다시 2심으로 돌아갔다 그 얘기인 거죠?
◆ 손수호> 그렇죠. 원심, 2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돌려보냈다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다시 재판이 열리게 됐는데 아무래도 어제 나온 대법원 판결의 취지가 크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저는 사실 좀 놀랐어요. 징역 30년을 2심에서 내린 게 무죄 취지로 돌려보내졌다. 징역 30년이 내려졌던 건데.
◆ 손수호> 중형이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일단 이 화성 니코틴 남편 살해 사건 의혹 어떤 사건인지부터 설명해 주세요.
◆ 손수호> 2021년 5월 26일에 40대 남편 A씨가 아내 B씨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었습니다. 미숫가루, 꿀, 우유를 섞은 음료와 햄버거였는데요. 이걸 먹고 출근했어요. 그런데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체한 것 같다면서 명치 끝 답답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한 거죠. 그다음에 소화제를 사서 집으로 왔는데 아내는 나 밥 안 먹겠다라고 하는 남편에게 흰죽을 만들어줬습니다. 그걸 먹게 했어요.
◇ 김현정> 아니, 체했다고 그러니까 흰죽 만들어줬겠죠.
◆ 손수호> 그런데 남편이 그 죽을 반 그릇 정도 먹었을 때 도저히 못 참겠다, 가슴이 탄다. 이러면서 119 구급대를 불러서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 김현정> 119 구급대를 불러서 다른 거 아무것도 먹은 게 없고 흰죽만 먹은 거예요?
◆ 손수호> 그렇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에요. 남편이 병원에서 수액도 막고 증세가 호전돼서 새벽 1시경 퇴원했거든요.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내가 찬물을 마시라고 건네줬어요.
◇ 김현정> 이번에는 찬물.
◆ 손수호> 그걸 마신 남편이 다음 날 아침 7시 20분 호흡이 멈춘 채로 발견된 건데 당시 상의는 러닝셔츠를 입고 있었고요. 하의는 다 벗고 엎드린 상태였습니다. 시강이라고 하죠. 시신의 굳은 정도, 굳기, 이걸 통해서 구급대 도착 4시간 전인 새벽 3시경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부검을 해보니까 사인이 니코틴 중독으로 나온 겁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급성 니코틴 중독이었는데요. 그런데 주변 증언을 보면 남편은 아내가 아들을 임신했을 때부터 담배를 끊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위장에 남아 있던 흰죽. 그리고 물에서 치사량의 니코틴 성분이 발견됐습니다.
◇ 김현정> 배가 아픈 다음에, 배 아프다고 집에 온 다음에 먹은 거라고는 흰죽하고 물밖에 없고 그걸 다 건넨 사람은 부인이고 사인은 니코틴 중독이고 담배 끊은 지는 오래됐고 그러면 이거는 굉장히 아내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 손수호> 주사 바늘 자국도 없었고요. 또 패치를 붙이지도 않았거든요. 따라서 경구 투여, 즉 입으로 넣었다, 입으로 들어갔다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그런데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부검 결과가 나온 게 사망 후 40여 지났을 때입니다. 따라서 당시에 있었던 음식 같은 경우는 다 사라져서 확인할 수가 없었거든요. 아무튼 살인의 직접 증거는 없는 상황. 영상이나 녹음, 증인의 진술 등이 없어요. 하지만 처음 이야기한 2016년 남양주 사건에서도 그랬듯이 간접 증거, 그러니까 정황 증거가 다양하고 일관적이고 서로 모순되지 않으면 살인죄에서도 유죄 판결은 가능합니다.
◇ 김현정> 이 사건에서는 어땠어요? 많았어요?
◆ 손수호> 1, 2심 판결문을 보면 상당히 많은 살인죄의 간접 증거가 인정됐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요?
◆ 손수호> 우선 남편은 수년째 금연 중이었던 반면 아내는 평소에 전자담배를 피우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사건 직전에 니코틴 원액을 구입한 기록도 있어요.
◇ 김현정> 원래 전자담배에다 그걸 넣어서 피는 거죠.
◆ 손수호> 그런데 어떤 걸 구입하느냐가 다른데 게다가 전자담배 상점 주인에게 특별히 부탁해서 일반 원액보다 훨씬 진한 고농축 원액을 구입했습니다.
◇ 김현정> 고농축 원액. 일단 의심이 되네요. 그리고요.
◆ 손수호> 범행 동기도 봐야겠죠. 아내는 봉사단체에서 만난 남성과 내연관계였습니다. 2018년부터 3년 가까이 교제하면서 세 번이나 해외도 갔어요. 또 그 남성이 직장 그만두니까 자기가 운영하던 공방에서 머물도록 해주기도 했고 또 남편이 사망하니까 장례 치른 지 열흘 만에 집을 옮기고 그 남성과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남편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나요?
◆ 손수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요 남편이 자살하겠다라는 얘기를 해서 119 출동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어린 아들 때문에 아내를 용서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갈등 요소가 있어요.
◇ 김현정> 또 다른 갈등 요소는 뭡니까?
◆ 손수호> 돈 문제입니다.
◇ 김현정> 돈.
◆ 손수호> 결혼 전부터 상당한 채무가 있었는데 공방이 잘 안 되면서 대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특히 남편 사망 시점에는 전기요금, 가스요금, 고속도로 통행료 같은 것들까지 밀렸고 보험료 그리고 또 신용카드 대금도 계속 미납이었답니다.
◇ 김현정> 생활이 어려웠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공방 월세도 남편이 내줬고요. 남편이 생계를 위해 야간에 알바까지 했는데 그런데 아내는 남편 명의로 몰래 대출까지 받았다. 결국 이걸 알게 된 남편이 이혼을 거론하기도 했다네요.
◇ 김현정> 채무 문제도 범행 동기가 될 수 있었겠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돈 문제를 좀 더 보면은 남편 명의 부동산이 약 7000만 원 정도예요. 그리고 또 살던 집에 전세 보증금이 또 1억 5천만 원 정도인데 남편이 사망하면 받게 되는 보험금이 4억 3000만 원입니다.
◇ 김현정> 사실 저는 아니 생활이 어려운데 남편이 죽으면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니야 이 생각했는데 보험이 있었군요. 남편 명의로.
◆ 손수호> 그리고 또 남편이 죽은 다음에 남편 휴대전화로 모바일 대출 신청해서 300만 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렇게 간접 정황 증거가 많은데 아내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 손수호> 왜 죽였냐, 이렇게 추궁을 했더니 일단 나는 안 죽였다. 내가 니코틴을 투입해서 죽인 거 아니다라고 항변을 했고 그러면서.
◇ 김현정> 그럼 왜?
◆ 손수호> 유통기한 지난 꿀 때문이다.
◇ 김현정> 꿀 때문이다? 꿀.
◆ 손수호> 아내가 남편이 통증을 호소하니까 그때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아침에 먹은 미숫가루에 내가 꿀을 넣었는데 그 유통기한 지나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것 같다. 또 병원 응급실에 갔을 때도 꿀 이야기를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 사망 후에 그런 이야기를 자세히 많이 하지 않다가 3개월 지나서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니까 그 후에 다시 남편이 상한 꿀을 먹고 아팠다는 진술을 다시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유통기한 지난 꿀 때문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어요?
◆ 손수호> 이게 꿀이 워낙 달잖아요. 당도가 높잖아요. 살균력이 또 뛰어납니다. 게다가 삼투압 현상으로 부패를 방지하는 효소가 생기기 때문에 유통기한 지났다고 바로 상하진 않거든요. 심지어 사건 직전에 아내가 이 내연남과 나눈 대화를 보면 집에 꿀이 없었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해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꿀로 사람이 설사 죽을 수 있었다 치더라도 지금 사인이 니코틴 중독이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꿀에는 니코틴이 없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사실 또 하나 얘기를 좀 해보고 싶은 거는 남편이 실수로 전자담배를 피우려고 하다가 원액을 복용했을 수도 있다. 이런 주장까지 했거든요. 하지만 아까 짚어봤잖아요. 남편은 아이가 생겼을 때부터 담배를 끊었다. 그렇기 때문에 앞뒤가 좀 안 맞는 주장일 수도 있겠고요. 게다가 전자담배나 니코틴을 구매한 기록도 확인이 안 됐습니다. 납득이 잘 안 되는 거죠. 그래서 다음으로 아내의 변호인은 자살 가능성도 언급했어요.
◇ 김현정> 자살이요?
◆ 손수호> 니코틴을 음용해서 자살한 거 아니냐라는 건데요. 물론 전에 자살하겠다는 말을 해서 119 출동한 적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거죠.
◇ 김현정> 전에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어요?
◆ 손수호> 한 번 그런 전력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 당시에 예전에 실제로 자살 시도했을 때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에게 남편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내가 나를 보러 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한 겁니다. 괜찮으니까 그냥 가셔도 됩니다. 결국은 아내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아내를 오도록 만들기 위해서 했다는 거지 정말 자살 시도한 건 아니라는 거예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사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는 거니까 그때는 그랬더라도 그 뒤에는 실제로 자살을 결심했을 수도 있긴 있는 건데 문제는 동기죠. 동기.
◆ 손수호> 그렇죠. 하지만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또 사망 당일에도 가게에서 쓸 물건을 검색하고 또 손발톱 문제 때문에 다니던 병원 예약을 해놨는데 그 이틀 전에 사망한 겁니다. 게다가 아들을 매우 사랑해서 아내 외도까지 용서한 건데 이 사망일이 아들 생일 3일 전이거든요. 결국은 자살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본 건데 심지어 응급실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이와 생일에 대해서 얘기를 했어요. 그러면서 아빠가 아파서 미안해. 이게 마지막 대화였어요.
◇ 김현정> 자살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건데 그래서 1, 2심은 징역 30년 중형 유죄 선고했잖아요.
◆ 손수호> 일단 1, 2심 다 유죄로 봤는데요.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차이입니까?
◆ 손수호> 우선 니코틴을 음용하게 만든 그런 방법, 수단인데요. 1심은 아내가 아침에 준 미숫가루 음료 또 퇴근 후에 준 흰죽 또 응급실에서 돌아온 다음에 준 찬물까지 세 차례에 걸쳐서 니코틴 원액을 첨가했고.
◇ 김현정> 세 번 다 넣었고.
◆ 손수호> 그중에 가장 결정적인 건 마지막 찬물이었다라고 본 거죠.
◇ 김현정> 2심은요?
◆ 손수호> 아침에 준 미숫가루 음료나 퇴근 후에 준 흰죽에 니코틴 원액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왜냐하면 호소한 증상을 볼 때 상한 거 먹고 식중독 증상 호소한 거랑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본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당시에 응급실을 갔다 왔고 피 검사를 했습니다만 이제 병원에 그 시점에 혈액이 남아 있지는 않았습니다. 수사기관이 바로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관 기간이 경과해서 폐기됐거든요. 하지만 세 차례의 음식물 섭취 외에 다른 방법으로 니코틴 원액을 복용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봤어요. 그래서 적어도 마지막 찬물에는.
◇ 김현정> 2심은 찬물로 봤구나.
◆ 손수호> 적어도 찬물에는 치사량의 니코틴 원액이 들어 있었다고 봤습니다. 다른 섭취 가능성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2심에서도 형량은 같아요. 1심의 징역 30년 형이 유지된 거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1심, 2심 어쨌든 다 세 차례 다 넣었느냐 마지막 찬물만 넣느냐만 다를 뿐이지 넣긴 넣었다는 건데 대법원에서는 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이 됐습니까?
◆ 손수호> 일단 1, 2심은 넣었다고 본 거고요. 대법원은 확신할 수 없다라고 본 건데 지금 댓글을 보면 대법원 판결을 비난하는 댓글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들어보십시오. 한번 들어보시고 판단을 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대법원 판결문 좀 소개해 주세요.
◆ 손수호> 사실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유죄 선고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이 범죄 사실이 증거에 의해 증명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유죄가 아니라 무죄거든요. 이게 이노센트가 아니라 낫 길트이기 때문인데 이 사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 대법원의 판단 근거, 바로 물입니다.
◇ 김현정> 찬물 마지막에 마신 거.
◆ 손수호> 그렇습니다. 과연 그 물에 니코틴액을 타서 그 치사량의 니코틴 원액을 몸속에 섭취할 수 있는 것인가 여기에 대한 의문인데요. 니코틴 원액을 물에 타면 무색 무취이긴 하지만 굉장히 역한 맛과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져요.
◇ 김현정> 맛이 난다.
◆ 손수호> 그렇죠. 그래서 이거 마시는 게 참 어렵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거든요. 물론 1심과 2심에서는 단숨에 들이키면 불가능하지는 않다. 또 사망 당일 남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각 마비 가능성도 있다라고 봤습니다만 대법원은 다르게 봤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요?
◆ 손수호> 그 숫자가 등장하는데요. 남편 위장에서 확인된 니코틴의 양을 역으로 계산해 보면은 이게 2400mg이에요. 이게 치사량의 3배에 달하는 많은 양입니다. 그런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나 소방관의 증언에 따르면 이게 찬물에 탔다고 그랬잖아요. 그 컵, 물컵에 3분의 1 정도만 마시고 3분의 2는 물이 남아 있던 상태거든요. 따라서 물컵의 3분의 1만 마셨는데 2400mg이나 섭취했다. 이게 어렵다는 거죠. 그리고 아내가 구입한 니코틴 원액만으로 그런 고농도의 이런 용액을 만들 수 있느냐, 이것도 의심스럽다고 봤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쨌든 아내가 준 음식 속의 치사량의 니코틴 복용해서 사망한 건 맞는 거 아니에요? 물컵은 지금 아니라고 하지만.
◆ 손수호> 우리가 여러 가지 정황 증거를 이미 다 살펴봤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쪽으로 치우칠 생각을 할 수 있는 건데 1, 2심은 그래서 결국은 증명된 거다라고 본 거고 대법원은 확신을 할 수 없으니 지켜보자, 다시 한 번 따져봐라라고 환송한 거죠. 이제 물 3분의 1 컵으로 그런 니코틴 치사량의, 대단히 많은 양의 니코틴을 복용했다는 확신이 없다는 건데요. 사실 아내가 제공한 세 가지 음식 외에 다른 경로로 니코틴이 몸속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핵심 취지입니다.
◇ 김현정> 그거군요.
◆ 손수호> 두 번째 대법원 판단 근거는 남편의 가상화폐 투자입니다.
◇ 김현정> 코인 했어요?
◆ 손수호> 그런데 이게 단순히 아니 가상화폐 투자하면 니코틴 복용은 안 한 거야. 어떻게 연결 지점이 뭐냐가 좀 이상하잖아요. 신기하잖아요. 니코틴이 몸 속에 들어가면 15분 내에 구토나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최고 농도를 보인 다음에 빠르게 회복됩니다. 그런데 남편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새벽 2시 45분경에 가상화폐 시세 호가창 화면을 캡처한 걸 확인했거든요.
◇ 김현정> 사망하기 전날 밤.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날 새벽에. 사망 추정 시각 직전이죠. 그런데 이때가 아내가 남편에게 찬물을 준 지 45분에서 1시간 경과할 때입니다. 따라서 만약에 니코틴이 든 찬물을 마셔서 이렇게 몸속에 들어왔다면 니코틴이. 증상이 있었을 텐데 평온히 이런 휴대전화 봤다, 이게 이상하다는 거죠.
◇ 김현정> 찬물 마신 지 45분 후에 어떻게 호가창을 보느냐, 어떻게 코인 시세 확인을 하느냐.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다양한 근거가 있습니다. 세 번째 부검인데요. 아내가 의료 과실을 주장하면서 부검을 요청했어요.
◇ 김현정> 부검 요청을 아내가 했어요?
◆ 손수호> 아내가 했습니다. 그리고 증거 없앨 시간 충분했는데 물컵도 놔뒀고요. 또 니코틴 원액, 고농도 니코틴 원액도 그냥 가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빠가 담배 피우는 걸 봤다는 아들의 진술이 나왔어요. 그리고 남편 차 안에서 유통기한이 남아 있는 니코틴 배출용 알약도 발견됐습니다. 결국 남편에게 흡연 습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거고요. 법원은 또 이렇게 6살 아들을 둔 이 남편을 살인 할 정도로 궁핍하지 않았다. 1, 2심과 경제 상황에 대한 부분도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 김현정> 미스터리하면서도 참 대법원 판단 이해되기도 하고 이런 건데 오늘 여기까지 판결문 해석해 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