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탄핵 소추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이 기각된 가운데,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25일 오후 2시 10분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선고 결정이 너무 참담하고 아프다"고 분노했다.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인근에서 이 장관을 옹호하는 집회를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가족들을 향해 원색적인 욕설과 비난을 퍼붓자 충격을 받은 유가족 한 명이 실신해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헌법재판관 9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청구인(이상민)이 행안부장관으로서 재난대응 과정에서 최적의 판단과 대응을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재난대응의 미흡함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는 것은 탄핵 심판 절차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었다"고 판단했다.
유가족 협의회 이정민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2022년 10월 29일 그 참담했던 아픔을 오늘 또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행정기관들은 159명의 국민을 외면했다. 이렇게 무능하고 무심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허울 뿐인 것인가"고 분노했다.
이어 "저희는 절대 지금 이 순간에 굴하지 않고 반드시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그 특별법을 통해서 꼭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를 응징할 것"이라며 "이제는 탄핵이 아니다. 형사적인 책임을 꼭 묻겠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을 지원하는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교수는 "우리의 안전이 침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이웃의 생명이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바로 무법사회"라며 "헌법재판소는 오늘 우리 사회가 그러한 무법사회임을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상민이 공직의 무게와 공직자의 책임을 아는 자라면 참사 직후에 스스로 물러났어야 한다"며 "부끄러움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들은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 진상규명을 위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참사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처벌 등을 지속해서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