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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전도연 "선택했을 땐, 훌륭하게 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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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일타 스캔들'에서 남행선 역 연기한 배우 전도연 ②
'일타 스캔들'을 함께한 배우들에 관한 이야기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일타 스캔들' 종영 기념 배우 전도연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매니지먼트 숲 제공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일타 스캔들' 종영 기념 배우 전도연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매니지먼트 숲 제공지난 5일 종영한 tvN '일타 스캔들'은 마지막 회 시청률이 가장 높았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마지막에 최고점을 찍고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그동안 한 작품 중 '천만 영화'가 없다며 흥행을 향한 갈증을 여러 차례 밝힌 전도연에게 '일타 스캔들'은 시원한 결과를 냈다. '10%만 넘었으면 좋겠다'라던 바람은 6회 때 일찌감치 이뤘다.

시청률이 높고 관객이 많이 드는 것. 누구나 바라지만 모두 도달할 수는 없다. 필모그래피에 흥행작이 추가되는 것 이상으로, 전도연에게 '흥행'이 중요했던 이유가 있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제가 하는 작품이 많은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갈증이 있었고 되게 욕심과 오기가 생겼던 것 같다. 제가 대본을 읽고 선택하는 건데 (결과가 나쁘면) '내가 선택하는 것들이 되게 대중적이지 못한가?'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일타 스캔들'로 "과한 사랑과 관심"을 받아 "성공"했다고 자평하면서도, 전도연은 결코 혼자 잘한다고 잘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연기는 '공동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더 많은 것들을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싶고 에너지도 받고 싶어서, 가기 전에 대사를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간다. 이게 혼자만이 잘해서 잘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기에, 여기에 참여한 모두가 다 만족스러웠으면 좋겠고, 그들이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일타 스캔들'을 찍으면서 '내가 되게 즐기고 있구나'라고 실감했다는 게 전도연의 설명이다. 남행선이라는 캐릭터와 이야기에 푹 빠져서 "하는 내내 즐거웠다." 상대 배우들과 호흡이 잘 맞았던 덕이다. 전도연은 "저는 어느 순간 그냥 그런 호흡들이 너무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내가 실수해도 내 옆엔 영주(이봉련)가, 재우(오의식)가, 치열(정경호)이 있으니까 든든했다"라며 "실수해도 뭔가 편안함을 주는 현장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윗줄 왼쪽부터 남재우 역 오의식, 김영주 역 이봉련, 남해이 역 노윤서, 아랫줄 왼쪽부터 조수희 역 김선영, 장서진 역 장영남. '일타 스캔들' 캡처/제작 : 김수정 기자윗줄 왼쪽부터 남재우 역 오의식, 김영주 역 이봉련, 남해이 역 노윤서, 아랫줄 왼쪽부터 조수희 역 김선영, 장서진 역 장영남. '일타 스캔들' 캡처/제작 : 김수정 기자전도연은 주인공 남행선 역을 맡아 많은 인물과 연결돼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행선의 딸이지만 실제로는 조카였던 남해이(노윤서)와의 관계는 극중 가장 애틋한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전도연은 "처음에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연기 경력이 되게 짧아서 의아하고 궁금했다. 엄청 당찬 친구다. 그러니까 어디, 어떤 순간에 있어도 기죽지 않고 자기 할 몫을 너무 잘 해내는 친구다. 자신감도 있고 되게 당당하고 미소가 너무 예쁜 친구"라고 노윤서를 소개했다.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동기이자 이제는 반찬가게를 함께 지키는 '절친' 영주 역의 이봉련, 경미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동생 재우 역의 오의식은 어땠을까. 전도연은 "재우는 제가 정말 친동생처럼 너무 사랑했다. 캐릭터가 저한테는 너무 힐링이 됐다. 너무 사랑스러워서"라며 "영주는 이런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굉장히 엄청난 조력자이지 않나. 부러웠다. 봉련씨도 그 얘기 하더라. 자기도 영주 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누구나 내 옆에 이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하는 이상향 같은 친구였다"라고 밝혔다.

가장 잘나가는 '일타 강사'와 학원가 아이들의 이야기도 주요 소재였던 만큼, '일타 스캔들'에서는 자식 입시에 자신을 내던진 엄마들이 등장한다. 첫째 아들의 입시 실패로 둘째 선재(이채민)에게 집착하는 엄마 장서진 역은 장영남이, 학력 콤플렉스가 있어 딸 수아(강나언)의 의대 진학에 집착하는 엄마 조수희 역은 김선영이 각각 맡았다. 한 식탁에 앉은 장서진과 조수희가 팽팽하게 기싸움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이 이 작품에 '영업된' 장면이기도 하다.

전도연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녀 입시와 관련한 학업관을 밝히기도 했다. 매니지먼트 숲 제공전도연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녀 입시와 관련한 학업관을 밝히기도 했다. 매니지먼트 숲 제공연기 경력이 길고 그간 여러 작품에 출연해온 전도연이지만, 장영남, 김선영과 같이하는 건 '일타 스캔들'이 처음이었다. 전도연은 "장영남 배우도 되게 장르적인 작품 많이 하지 않았나. (서로) 다른 작품 할 것 같은 배우가 한 드라마에, 한 화면에 있는 게 되게 신기하긴 했다. 엄마들 싸우는 신 할 때 김선영 배우를 넋놓고 보다가 제 대사 타이밍을 놓친 적이 있다. 계속 보게 되더라. 싸우는 신에서 장영남이라는 배우와 사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는데, 되게 털털하고 편한 사람이더라"라며 "여자들끼리 나오는 재미있고 유쾌한 드라마 좀 해 주시면 안 되겠냐고 감독님한테 이야기하기도 했다. 너무 짧게만 연기 호흡 맞춘 게 아쉽기도 하다"라고 고백했다.

유능한 강사의 수업을 듣기 위해 양육자(주로 엄마)가 줄을 서는 풍경을 시작으로 학원가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기에, 인터뷰에서도 '전도연은 어떤 엄마인지'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전도연은 "뭔가 엄마로서 잘하고 싶은데 엄마 역할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참견하고 간섭해야 하는지가 진짜 어려운 것 같다"라면서 "아이가 크면서 자기 자아가 생겼고, 그냥 저는 솔직히 좀 친구같이 지낸다"라고 답했다.

곧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딸을 둔 '학부모'로서의 자세는 어떨까. 드라마를 찍으면서 "진짜 이래요?"라고 물어봤다던 전도연은 "제가 공부에 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관여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학원에 다니게 할 수는 있고, 제가 줄을 서서 (딸이) 일등 하면 줄을 서 줄 수는 있는데 (공부는) 뒤에 앉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어쨌든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는 건 자신이다. 제가 하는 것, 도와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아이 스스로 어떻게 살 것인지 결정했으면 좋겠다. 저는 진짜로, '너는 어느 대학 가라' 이것도 아니고 대학도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집착적으로 '아이는 이런 길을 가야 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며 "늘 제가 하는 말은 '네가 생각하는 최선이면 된다'는 거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본인이 최선이라면 등수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전도연은 극중 '1조 원의 남자'라는 별명을 지닌 일타 강사 최치열 역을 연기한 정경호와 연인 연기를 했다. '일타 스캔들' 캡처전도연은 극중 '1조 원의 남자'라는 별명을 지닌 일타 강사 최치열 역을 연기한 정경호와 연인 연기를 했다. '일타 스캔들' 캡처작품을 선택하는 변치 않는 기준으로 '시나리오'를 꼽은 전도연은 "이야기에 끌려야 한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일타 스캔들'도 차기작인 '길복순'도 도전적인 작품이었지만 '나랑 안 맞아'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를 먼저 생각했다고. 전도연은 "저한테는 아직도 제가 발견하지 못한 모습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라며 "무언가 제가 선택했을 때는 멋지게 훌륭하게 해내고 싶다. 몸과 마음을 다해서 해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상대역인 정경호는 제작발표회에서 전도연을 보고 '변하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한 바 있다. 전도연에게 '변하지 않는 것'이란 무엇일까. "제가 일을 대하는 태도인 것 같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뭔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저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라며 "저는 변화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변화하는 것을 좀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신념이면 신념일 수 있겠지만 사실 제가 이 일을 시작할 때 연기를 너무 사랑하거나 꿈이 배우인 것도 아니었어요. 오히려 이 일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배우 전도연으로서 일을 대하는 태도는 훨씬 더 뭔가 더 조심스럽고 더 어려워지고 그런 것 같아요. 사람들은 경력으로만 보면 '편해질 법도 하지 않아?'라고 하지만 그런 건 경력과 좀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일타 스캔들'을 30년 동안 찍은 게 아니고 매 다른 작품을 찍잖아요. 항상 새로움에 노출되잖아요. '내가 늘 같은 연기를 하는 게 아닌데 익숙해질 수가 있지?' 생각을 해요. '연기할 때 느끼는 것에 집중하고 솔직해지자, 그만큼만 해도 돼'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부터는 계속적으로 불안정함이 있죠. 자꾸 제 안에서 뭔가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익숙해질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전도연. 매니지먼트 숲 제공배우 전도연. 매니지먼트 숲 제공데뷔 33년을 맞은, 연기로서는 더 이상의 수사가 필요 없어 보이는 전도연은 지금도 현장에 '변함없이' '한결같이' 일찍 나온다. "사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편하지는 않다. 불편하지만 그 안에서 편해지려고 뭔가 애를 쓴다"라는 전도연은 이내 "저는 그 긴장감이 사실 싫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안정 속에서 뭔가를 계속 찾아나가면 제가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것들이 새롭게 나오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만약에 꿈이 배우였고, 배우가 너무 절대적이고, (그걸) 하고 싶은 욕망이 너무 컸다면 지금하고는 조금 다른 모습의 배우일 것 같아요. 혹은 배우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이 배우라는 직업이 나한테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많은 것들을 그냥 앞뒤 재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거로 인해서 내가 뭐 되겠다 하는 게 아니어서 신나고 자유롭게 선택했던 것 같아요."

매주 주말 시청자를 만난 전도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이 차기작이다. '길복순'에서는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 역을 맡아, 죽거나 혹은 죽여야 하는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드라마에서도 좀 더 자주 볼 수 있을까. "드라마요? 더 자주 하려고요. 저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밝은 작품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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