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주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미니 2집 'O'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그룹(여자친구) 활동을 마무리하고 솔로로 처음 나선 유주는 데뷔 앨범 '레코딩'(REC.)에 실린 5곡 전 곡 가사를 썼다. 1년 2개월 만에 나온 두 번째 미니앨범 '오'(O)의 전 곡 가사에도 참여했다. 전작이 '짜잔' 하고 등장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한결 편안한 자기 자신을 담았다. 여행과 여정이라는 테마로 시작하게 된 앨범이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유주의 미니 2집 'O'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방송인으로 활약 중인 풍자가 MC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유주는 "풍자님의 유머 코드도 너무 좋아하지만 항상 되게 감명 깊게 봤던 포인트가 상대를 기분 나쁘지 않게 하면서도 웃음 가득한 현장으로 만드시더라. 그게 너무 멋있어 보여서 쇼케이스 MC 1순위로 생각했고 회사에 강력 추천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미니 1집 발매 당시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유주는 이날 행사에 앞서 "정말 직접 만나 뵙고 싶었다"라며 "소중한 이야기 많이 나누다 가고 싶다"라고 인사했다. 팀의 앨범을 만드는 것과 솔로 앨범을 만드는 것은 워낙 다르고, 앨범 제작 처음부터 끝까지 손이 안 간 데가 없다고 밝힌 유주는, 이제는 오랜 친구와도 같은 '음악'에 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앨범명 'O'에 관해 유주는 "동그라미라는 모양에 초점을 두었다. 이번 앨범 테마가 여행과 여정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여정에 빗대어서 표현한 앨범이다. 수많은 감정 흐름이 동그라미와 닮아있다는 생각에 O라고 지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1년 2개월 만의 새 앨범이다. 커넥트엔터테인먼트 제공유주는 "TV 틀면 여행 프로그램이 많더라. 여행이 뭘까 하는 생각에 한 번 꽂힌 적이 있었다. 차 타고 비행기 타는 여행도 여행이지만 우리 각자 다 여행길에 올라있는 것 같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삶이라는 여정이 시작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각자만의 여행길에서 정말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해서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했던 것 같다. 이번 앨범에서 제 가장 큰 목표는 저의 여행기를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항해하는 모든 이들의 여행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전작과 확 달라진 분위기다. 이에 유주는 "첫 솔로 미니앨범과는 굉장히 다르다. 첫 미니앨범 키워드가 '변신' '패기' '등장'이었다. 새로운 출발이기도 했고, 그만큼 끓어오르는 것도 제 안에 많았다. 변신! 짜잔! 나야! 이런 게 많았다면 (이번엔) 과거의 저도 짚어보고 지금의 저도 짚어주고 미래의 내 모습까지도 담았다. 있는 그대로의 저를 잘 담아낸 것 같다. 이 앨범이 곧 저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편안하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바라봤다.
타이틀곡은 '위드아웃 유'(Without You)다. 모던 팝의 감미로운 스트링 선율과 유주의 음색이 어우러진 이 곡은 '내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를 노래한다. 유주가 가사를 쓸 때 그 대상은 '음악'이었다. 유주는 "듣는 사람마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정답이다 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1순위로 썼던 건 음악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유주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의 마음가짐이 어떻게 다른지 질문이 나오자, 유주는 "반짝이는 설렘과 호기심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취미였던 음악이 일이 되면서 책임감이 생기고 이 아이가 미워지는 순간이 생기고 굉장히 많이 다투기도 했다. 지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되게 두터운 우정을 나누는 친구 같은 느낌, 죽마고우 같은 존재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죽마고우' 같은 음악에 미움을 느끼거나 다퉜던 때는 언제일까. 유주는 "어떤 일이든 첫 시작은 항상 흥미진진함과 설렘으로 시작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나의 직업과 일이 되는 순간 무게감이라는 게 되게 달라진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내 마음처럼 잘 안되는 순간도 있었고 그걸 극복하면 그 희열을 잊지 못해서 다시 시작하게 되고 또 새로운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그런 과정이 되게 많았다. 각자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다 본인 일을 하면서 한 번쯤은 느껴보지 않았을까"라고 전했다.
'O'에는 타이틀곡 '위드아웃 유' 외에도 '나인 이어스'(9 Years) '꿈'(Dreaming) '복숭아꽃' '풀 서클'(Full Circle)까지 총 5곡이 수록됐다. 수록곡 중 유주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소코도모와 함께 작업한 '복숭아꽃'이다. 시즌 송으로 기획한 건 아니어도 곧 다가올 봄에 어울릴 것 같다고 부연했다.
왼쪽은 MC를 맡은 풍자, 오른쪽은 유주. 연합뉴스첫 번째 트랙 '나인 이어스'와 마지막 트랙 '풀 서클'에는 앨범의 메시지가 담겼다. '마음이 조금 다쳐도 넘어지진 말자'는 아웃트로 가사는 이 곡을 듣는 모든 이들을 위한 내용이라고. '풀 서클'을 두고 유주는 "처음이 좀 짜증을 내는 가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네가 가장 편안해하던 순간으로 너를 데려다줄 거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앨범의 마지막에 배치된 '풀 서클'은 유주의 웃음으로 끝맺는다. 유주는 "이번 앨범 마지막 곡 마지막 사운드가 제 웃음소리다. 이게 참 재밌는 게 처음에는 '오랫동안 서롤 괴롭혔었지'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마무리는 웃음소리인 거다. 사랑도 있고 미움도 있고 혼란스러움도 있고 안정감도 있는 게 우리 인생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돌고 도는 흐름, 그게 이번 앨범명 'O'다"라고 밝혔다.
솔로 활동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을 묻자, 유주는 "뿌듯함이라는 게 정말 사소한 것에서 오는 감정이더라"라고 말을 시작했다. 그는 "한 곡을 잘 녹음해냈을 때 그날 밤 자기 전에 기분이 되게 좋다. 아무도 그걸 들어주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하나를 완성했으니까. 1차적으로는 녹음하고 온 날 가장 뿌듯함이 느껴지고, 내가 쓴 가사가 내가 봐도 나쁘지 않을 때. 내가 노래 부르고서 괜찮았다고 할 때.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답했다.
유주가 그리는 본인의 미래는 어떨까. 유주는 '흔들리는 선도 언젠가 그림이 되어 있을 테니까'라는 '나인 이어스' 가사를 들며, "직선으로 가는 길이든 구불구불하게 가는 길이든 나중에는 다 합쳐져서 어떠한 그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제가 어떤 그림으로 완성되어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알 수가 없어서 더 재미있는 것 같고, 그렇기에 더 그려나가고 싶다"라고 밝혔다.
유주의 두 번째 미니앨범 'O'는 오늘(7일) 저녁 6시에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