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광복절 집회를 연 전광훈 씨.코로나19가 대유행할 당시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불법 집회를 열고, 또 다른 집회에선 참가자들을 선동해 경찰관 폭행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 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3부(박사랑·박정길·박정제 부장판사)는 15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벌금 450만 원도 부과됐다.
앞서 전 씨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2020년 8월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신들의 집회가 금지될 것으로 보이자, 다른 소규모 집회를 신고하고 해당 장소에서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개최한 이른바 '쪼개기 집회'를 연 것으로 수사 과정에서 나타났다.
또 이보다 앞선 2019년 10월 3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열고 청와대 진입을 선동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선동해 경찰관을 폭행하고 공공기물을 훼손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2020년 8월 15일 대규모 집회로 집시법을 위반했다"라며 "이 사건 범행 당시는 전례 없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국민의 활동이 제약됐고, 수많은 의료진이 헌신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록 집회 금지 처분으로 인해 집회의 자유가 일부 제한된 처분이 있더라도, 이는 국민 신체 보호라는 공공 복리를 위한 행위였다"라며 "그럼에도 국민들의 희생을 도외시하고 범행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면서 다수의 소규모 집회를 신고했고, 집회가 인용된 소규모 집회에서 대규모 미신고 집회를 강행해 죄책이 크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0월 3일 집회에 대해서도 "경찰이 설치한 안전 펜스를 넘어서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며 경찰관을 폭행하고 다중의 위력으로 경찰의 정당한 직무 집행을 방해했다"라며 "피고인 측은 충분하고도 합리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선동적 언행으로 경찰과의 충돌을 유도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