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아 작가■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2년 12월 16일(금)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오민아 작가
◇박혜진> 제주CBS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저출생의 문제를 인식하고 범도민적 인식 확산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 정책적인 대안들을 모색해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주 지역에서 오랜 시간 아이들을 가르치며 최근에 <마음을 그리는 아이, 마음을 읽는 부모>라는 책을 써서 화제가 된 오미나 작가를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오민아> 네. 안녕하세요.
◇박혜진>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해오셨는데 다양한 곳에서 일을 해오셨잖아요. 어떤 일들 해오셨는지 소개해 주시죠.
◆오민아> 저는 20년 정도를 유아교육의 현장에서 일을 했고요. 그 이후에도 부모와 아이, 가정과 관련된 일들을 미술과 공예 부분으로 풀어나가는 공방을 지금 7년째 운영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다 보니까 부모님들과 얘기 나눌 일이 많은데요. 그때 나눴던 얘기들을 토대로 책을 펴내고 그 이후 북토크를 하고, 성인들에게는 캘리그라피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그러기 위해서 본인이 행복해야 되지 않을까 뭐 이런 얘기를 하면서 지내고 있죠.
◇박혜진> 그렇군요. 요즘 유아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예전 아이들과 좀 다르다 이런 표현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경험해 보시면 어떠세요.
◆오민아> 저도 경험을 해보니까요. 독립과 자립 이런 면에서 조금 다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아이들이 굉장히 똑똑해지긴 했어요. 그리고 덩치도 많이 커지고요. 제가 거의 2 8년 현장에서 지내면서 볼 때 아이들이 스스로 행동하고 판단하는 문제들에 있어서 약간의 어려움을 겪지 않나 싶습니다.
◇박혜진> 그렇군요.
◆오민아>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도움을 주는 것들이 있긴 한데 그래도 어떤 문제에 닥쳤을 때 스스로 생각하고 풀어나가야 될 상황에서도 도움을 청하는 모습을 볼 때는 아이들이 스스로 독립하거나 판단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 거죠.
◇박혜진> 그 말씀은 요즘 아이들이 과거보다 스스로 하기보다 어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향이 있어보인다는 말씀이네요.
◆오민아> 그러니까 똑똑하긴 하지만 삶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는 조금 미흡해 보이는데요. 아마도 요즘 아이가 1명인 가정들이 많다 보니 부모님들이나 조부모님들이 아이가 원하지 않아도 도움을 주기도 하다 보니 스스로 하기보다는 조금 더 어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지난 3년 동안 마스크를 쓰게 되면서 아이들이 언어적으로도 좀 더디게 발달되는 건 아닌지 현장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박혜진> 마스크를 쓰고 지낸 코로나 3년이 우리에게 굉장히 많은 변화를 준 게 사실입니다. 요즘 아이들을 낳지 않는 저출생의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작가님은 이 시대적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민아> 저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에 대한 시선이 좀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거든요. 삶의 가치관이나 사회적 기준이 저희를 키웠던 어머님들 시대 현재 50~60대를 키워낸 어머님들 시대는 굉장히 어렵게 지내셨죠. 사실 세탁기도 없이 빨래를 손으로 하셨던 상황에서 아이를 키울 때 힘들지만 굉장히 기쁨과 즐거움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돼요.
저희 남편만 봐도 8남매였고 제 주변에도 보통 5남매가 되게 흔했거든요. 근데 저도 3형제를 키우고 있지만 저희 세대에서는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봐요. 그만큼 시선이 달라진 거죠. 요즘은 또 한 자녀나 두 자녀이다 보니까 아이들을 키울 때 바라보는 시선이 또 달라졌다는 걸 느낍니다. 지금은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힘들어요'라고 하는 것을 보면 삶의 가치나 생활의 기준, 사회적인 변화 인식 이런 모든 것들이 달라져서 이렇게 어렵게 느끼지 않나라고 생각이 들긴 해요.
◇박혜진> 오민아 작가님이 3형제를 키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자녀들이 지금 장성해서 20대 MZ세대인데 이 MZ세대들이 생각하는 결혼과 자녀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오민아> 저도 참 궁금해요. 첫째가 올해 27살, 둘째가 24살, 셋째가 22살인데요. 첫째와 둘째가 여자친구가 있어요. 그래서 아빠가 농담처럼 얘기하죠. 너희들이 아빠를 이길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어. 아빠가 26살에 너를 낳았거든. 아들이 27이 되기 전에 그 얘기를 했는데 저희 아들이 27살에 군대도 갔다오고 직장도 다니고 있기에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면 어떨지 아빠가 의견을 냈더니 지금은 아니에요라고 얘기하거든요. 큰 아이가 지금이 아니라는 건 지금은 자기가 일하는 것이 너무 좋은 거에요. 저희가 연애를 할때면 거의 매일 만나서 데이트를 했던 것 같은데 아들은 여자친구와 1주일에 1번 정도 만나 각자의 일을 존중해주면서 재밌게 지내더라고요. 그런 부분도 다른 것 같고요.
저출생이라는 부분에 대해 저희 둘째아들한테도 의견을 물어봤어요. 공감한다고 해요. 그런데 거기에 더 앞서서 요즘엔 비혼 얘기를 친구들과 많이 한다는 거에요. 또 아이를 낳지 않고 우리끼리 정말 즐겁게 삶을 즐기면서 사는 얘기도 하더라는거죠. 그것도 좀 많이 달라졌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박혜진> 지금 저출생 시대에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오민아> 아이들의 놀잇감 중에 컵을 막 높이 쌓았다가 무너뜨리는 것이 있어요. 쌓는 데 굉장히 시간이 걸리죠. 5분, 10분 걸려서 차곡차곡 올렸는데 어느 순간 그 컵들을 무너뜨릴 때는 단 1초도 안 걸리고 무너져 버리잖아요. 그런 것처럼 우리가 사회적으로 가정에 대한 것들을 차근차근 올려뒀었는데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워낙 매체가 발달되어 있잖아요. 무분별하고 잘못된 생각들이 심어지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는 느낌이 들거든요. 우리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 건 가정의 회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정에서 아이를 낳고 아이와 함께 기쁨을 느끼는 그런 행복이 너무나 소중했거든요. 그런 것들을 다시 한번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들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부모교육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부모교육에 관련된 공부를 하게 된 건 유아교육을 공부하면서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에 교수님이 가져왔던 책 한 권이 있었어요. <당신도 유능한 부모가 될 수 있다>라는 책이었는데 그 책을 보고 굉장히 놀랐어요. 그때부터 이렇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구나라고 인식의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우리가 아버지가 되는 법, 어머니가 되는 법을 배우지 못했거든요. 그냥 어느 순간 엄마가 되고 아빠가 돼서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아왔는데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이 컸을 때 문득 깨닫게 됐어요. 자격증이 난무하는 시대에 부모 교육에 관련된 부모 자격증은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부분이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고등학교에 부모 교육과 관련된 과목이 설치되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기술가정 과목이 있습니다만 아쉽게도 주요 과목이 아닌 바람에 시험을 위한 간단한 교육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더라구요. 그래서 특강처럼 청소년들에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방법에 대해서 엄마 아빠가 되었을 때 현실적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한 특별한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과 행복감을 같이 느낄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는 그런 부분에 대한 연구가 좀더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부모가 되어야 행복한 자녀를 키울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행복하게 여기길 바라구요. 저출생 이 시대에 일단 본인이 먼저 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이 들어져요.
◇박혜진> 그래요. 정말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던 것 같아요.
◆오민아> 요즘 가정의 형태가 바뀌어지는 게 조부모에 의해서 아이들이 양육되기도 하고 이혼으로 인해 한쪽 부모에 의해 양육되기도 하고 다문화가정에서 양육되기도 있고 가정의 형태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거기에서 오는 어려움들이 많이 생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시기가 과도기라고도 보여지는데 이 부분에 대한 연구활동도 활발히 이뤄지는 만큼 좋은 결과물을 가지고 우리가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습니다.
◇박혜진> 지금의 부모님들에게도 부모교육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중고등학생들에게도 행복한 가정, 부모가 되어 가정을 잘 이루어가는 방법에 대해서 외부강사를 통한 특강을 통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끔 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보여집니다.
◆오민아> 이런 교육이 특히 10대 시절 고등학생 때 조금 더 행복하고 즐거운 가정을 꾸며보자라는 희망을 갖게 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더해서 예비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는 걸로 아는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어요.
◇박혜진> 저출생의 문제가 참 풀기가 어렵지만 다각도로 여러 노력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민아 작가와는 여기까지 얘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민아>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