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 시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결별이 공식 발표됐다. 구단 홈페이지 캡처포르투갈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떠난다. 구단은 상호 합의 하의 결별로 밝혔지만 사실상 쫓겨난 모양새다.
맨유는 23일(한국 시각) "호날두가 상호 합의로 즉각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맨유에 복귀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기대감으로 가득했던 재회였지만 상처가 깊게 남은 결별로 끝났다. 호날두는 지난해 12년 만에 맨유로 전격 복귀해 화제를 모았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의 화려한 귀환이었다.
호날두는 2003~2009년 맨유에서 뛰며 두각을 나타냈다. 박지성, 라이언 긱스, 웨인 루니 등과 뛰며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등을 거치면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 스타로 우뚝 섰다. 지난 시즌 호날두는 프리미어리그(EPL) 30경기 18골 등 공식전 38경기 24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호날두는 에릭 텐 하흐 감독과 불화설 속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특히 최근엔 영국 방송과 인터뷰에서 구단과 텐 하흐 감독에 대한 불만은 물론 루니 등 전 동료에 대해서까지 좋지 않은 발언을 내놓으면서 맨유의 역린을 건드렸다.
호날두는 텐 하흐 감독에 대해 "나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비난했고, 구단에 대해서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전혀 나아진 부분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맨유는 홈 구장에서 호날두의 전신 사진을 철거하는 등 맞불을 놨다.
결국 골칫덩이인 호날두를 제거한 모양새다. 현지 매체들은 맨유가 이번 인터뷰를 보고 호날두와 계약을 끊을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짚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르는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2일 오전(현지 시각) 카타르 도하 외곽 알샤하니야 SC 훈련장에서 전력 질주를 하며 호흡을 끌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매체들은 또 "호날두가 7개월 정도 남은 계약 기간에 대한 임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호날두의 주급은 50만 파운드(약 7억8000만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매체들은 "법정 공방 등 '진흙탕 싸움'을 원하지 않는 양측의 뜻이 맞아 결국 호날두 측이 이를 받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올드 트래퍼드에서 346경기 145골을 기록하며 엄청난 공헌을 한 호날두에게 감사하며 그와 그의 가족의 미래에 행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또 "맨유의 모든 구성원은 텐 하흐 감독 아래서 계속 발전하고 경기장에서 성공을 거두고자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과 맞붙는 상황에서 호날두와 맨유의 결별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맨유와 갈등을 빚은 호날두는 대표팀이자 소속팀 동료인 브루누 페르난드스와도 불화를 겪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호날두는 월드컵을 앞두고 인터뷰를 자청해 "최근과 같은 에피소드 등 논란이 때때로 선수들을 흔들 수는 있지만 팀은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지 말고 월드컵과 대표팀에 관한 질문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을 한 지 2일도 되지 않아 호날두는 맨유와 갈라서게 됐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25일 오전 1시 가나와 카타르 월드컵 조별 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오는 29일 우루과이와 맞붙고, 12월 3일 0시엔 한국과 최종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