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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김용에도 자신감 보이는 檢…'뇌물'도 신중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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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닷새 연속 조사 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김 부원장은 혐의를 부인하며 진술을 거부했다. 야당 일각에선 검찰이 대장동 관계자들의 '말'에만 의존한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검찰은 충분한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우선 기소한 뒤 돈의 흐름을 추적하며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대가성을 입증해야 하는 뇌물 혐의 적용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용 측 "진술만 있어" vs 검찰 "충분한 물증 확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부원장의 구속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법원의 허가로 김 부원장의 구속 기간은 다음 달 7일까지 연장됐다. 김 부원장은 지난 대선 예선 경선 후보 기간인 2021년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8억 47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8일 김 부원장을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22일 영장을 발부 받았다. 구속된 다음날인 23일부터 27일 닷새 동안 김 부원장을 강도 높게 조사했다. 하지만 김 부원장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틀간 조사를 쉬었다가 오는 30일 조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김 부원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연일 계속되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발언'은 대선자금 의혹에 힘을 싣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부원장에게 자금을 넘길 때 대선자금이라는 걸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자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김 부원장 측은 검찰이 돈을 건넸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관련자의 진술만 내세울 뿐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검찰은 충분한 진술과 물적 증거를 확보해 지금이라도 김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맡았던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지난해 4월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이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유원홀딩스 사무실은 정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운영한 비료업체다. 정 변호사는 돈을 건넸다고 진술하지는 않았지만, 검찰은 당시 만남에서 남 변호사 측에서 받은 현금 1억원이 김 부원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의 만남을 시작으로 남욱 변호사 측이 4차례에 걸쳐 유 전 본부장에게 8억 4700만원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천화동인 4호(現 NSJ홀딩스) 이사이자 남 변호사의 측근 이모씨가 이를 꼼꼼히 적은 '메모'와 돈이 전달된 곳으로 지목된 정 변호사의 아파트 주차장 CCTV 등이 대장동 관련자들의 진술을 뒷받침할 물증으로 확보됐다.

유 전 본부장의 아이폰 클라우드(아이클라우드)에서 확보한 자료가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이클라우드는 기기의 각종 데이터를 수시로 백업하는데, 통화 목록과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사진, 메모, 녹음파일 등 거의 모든 파일이 백업된다. 유 전 본부장은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오해를 받아왔으니 관련 증거를 다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클라우드에 담긴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檢 정치자금법 우선 기소 후 자금 추적 계속할 듯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하며 당 관계자와 대치하는 가운데 차량을 일시 이동시키고 있다. 윤창원 기자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하며 당 관계자와 대치하는 가운데 차량을 일시 이동시키고 있다. 윤창원 기자
김 부원장이 계속 입을 열지 않더라도 검찰은 우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돈의 사용처에 대한 추적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검찰은 청탁 대가와 불법 정치자금 등으로 1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우선 기소한 뒤 돈의 흐름을 추적하며 로비를 벌인 대상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으로 김 부원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출신 한 법조인은 "현금 수수 사건에서 받은 사람이 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면서 "신빙성을 충분히 담보할 증거를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소환을 해야 체포영장이 발부되는데 소환 불응 우려로 발부가 된 것 자체가 법원에서도 혐의 소명에 대해 큰 의문이 없다고 본 것"이라며 "김 부원장이 협조를 하든 안 하든 수수 혐의 자체에 대한 기소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대법원은 기부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 및 기부자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 관계 유무 등을 검토한다.(대법원 2012도7875 판결) 현금을 받은 사람 입장에선 기부자의 진술 신빙성을 깨뜨려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향후 재판에서 양측은 이와 같은 기준으로 기부자의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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