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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한파에 수도권·브랜드·대단지도 안 통해…"규제 더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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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인덕원 자이SK뷰, 56.5% 미계약 이어 508가구 무순위 청약에 단 6명 신청
10대 건설사 수도권 청약 평균 경쟁률 2021년 28.0대 1→2022년 11.7대 1
대우건설 31.7대 1→13.5대 1…SK에코플랜트, 26.9대 1→4.2대 1
중소형 건설사는 더 어려워…"전매·대출·세금 규제 풀어달라"
중도금 대출 보증 기준 9억원→12억원 상향조정 "분양시장 숨통 트일 것"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NOCUTBIZ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의 수도권 분양도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줍줍'이란 신조어를 만들었던 무순위 청약도 시장에서 외면받으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5일 508가구를 모집한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 뷰' 무순위 청약에 단 6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앞서 지난달 이 아파트는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호재로 5.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으나 전체 899가구 가운데 56.5%인 508가구가 미계약돼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이날 실시한 무순위 청약에서도 전 주택형이 1대 1의 경쟁률에 미달하면서 해당 단지는 29일부터 선착순 분양에 들어가게 됐다.

'선당후곰(먼저 당첨되고 나중에 고민한다)'는 신조어를 만들었던 분양시장이 빠르게 식어가면서 '묻따(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청약이 이어졌던 수도권 브랜드 아파트마저 각 건설사의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위 대형 건설사(현대건설·GS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DL이앤씨·SK에코플랜트·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현대언지니어링)는 올해 1~10월(28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총 1만4157가구를 일반분양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분양 단지 1.2순위 청약자는 총 16만5808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11.71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2월 경쟁률(28.07대 1)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건설사별로 보면 지난해 수도권 청약경쟁률이 23.80대 1에 달했던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청약경쟁률이 4.21대 1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청약경쟁률이 22.12대 1로 집계됐던 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청약경쟁률은 10.31대 1로 떨어졌다. 대형사 대부분은 아직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유지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인만큼 청약시장에서도 브랜드와 단지 규모는 물론 분양가에 따른 시세차익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옥석가리기'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월 수도권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43.4으로 전월(49.4)에 비해 낮아졌다. 서울과(59.0→53.7)과 경기(53.5→38.5)는 전망지수가 낮아졌고, 인천(35.7→37.9)만 소폭 상승했지만 전월 전망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예상된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판단된다.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으로 수치화한 것이다. 지난달 아파트 입주율도 7월보다 2.8%하락한 76.8%로 집계됐고, 10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47.6)도 전달(47.7)보다 악화되는 등 분양시장을 둘러싼 환경도 나빠지고 있다.

대형사들도 분양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형 건설사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주택시장에서 돈 줄 역할을 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서다. 시행사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융사들이 돈을 거둬들이고 있는데 시행사는 물론 차환 위험을 나눠진 건설사들의 자금상황도 나빠지는 상황이다. 대형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형 건설사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소식에 안 그래도 대형사 쏠림 현상이 있는 청약시장에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청약시장의 '옥석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는데 건설업계의 자금난까지 부각되고 있어 청약예정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대형건설사의 분양 주택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정부가 분양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해소를 위해 보다 전향적인 규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 사업용 주택에 미분양주택 활용 △전매 제한 기간 제외 △DSR 제외 △아파트 등록 임대 허용 △'위축지역 조정대상지역' 지정해 청약 자격을 완화 △비규제지역 미분양 주택 취득자에 대한 세제 감면 등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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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국토부 원희룡 장관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현재 정부도 미분양과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새집으로 입주하지 못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지만, 27일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미분양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정부가 당장) 미분양 해소를 위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지, 미분양 해소 대책을 내놓을 시점인지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전날 내놓은 중도금 대출보증 확대가 분양시장에 다소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27일 분양가 12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규제지역 여부와 무관하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HF) 중도금 대출 보증이 분양가 9억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돼 분양가가 9억원을 넘을 경우 사실상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12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 보증이 가능해져 분양가 12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진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3317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평균 10억~11억원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9억원 초과는 중도금 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분양가 전액을 자기자금으로 부담해야했고, 일부는 잔금 대출로 전환하는 데도 문제가 있어 입주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대출 허용액을 12억원으로 올릴 경우 서울 강북지역 중형 아파트는 물론, 최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동구 둔촌주공 등 서울 강남권의 전용 60~70㎡ 사이 중소형 아파트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하더라도 원자재 가격과 노임 상승 등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오를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분양가 9억 초과는 중도금 대출이 금지되어서 건설사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어려움이 있었다"며 "중도금 규제 개선으로 수도권 인기 지역 분양에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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