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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78년, 재판 호소 23년"…日에 울린 피해자들의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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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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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의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상처까지 입었습니다. 속아서 일본에 오고 나서 78년, 재판에 호소했을 때부터 세어도 23년, 하지만 아직 급료를 받지 않았고 사죄도 받지 않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사연이 담긴 연극 '봉선화 2022'가 일본 나고야시에서 이틀간의 공연을 마치고 11일 막을 내렸다.

'봉선화 2022'는 지난 2003년 공연 이후 19년 만에 열린 공연으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김성주·김혜옥·박해옥·진진정 씨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들을 돕는 한국의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일본의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발족 배경과 활동 내용도 반영됐다.

피해자들은 어린 시절 "돈도 벌고 중학교에도 다니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초등학교 6학년 때 일본 전범 기업으로 강제 동원됐다.

하지만 급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굶주림을 버티며 일해야 했고 1944년 발생한 도난카이 지진으로 생사를 오가기도 했다.

광복 이후 한국에 돌아와 가해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승소 판결도 받았지만, 지금까지 일본 정부와 가해 기업의 사죄와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공연이 끝난 직후 출연진과 양금덕 할머니, 시민모임은 화상 회의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소통했다.

이 자리에서 양금덕 할머니는 "너무나도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양금덕 할머니 역을 맡은 무토요코 씨는 양 할머니에게 "외교부 장관 방문 때 일본으로부터 직접 사과와 배상을 받고 싶다고 하셨는데 당연히 그래야 한다"며 "굽히지 않고 끝까지 싸우고 계시는 양금덕 할머니를 정말 존경한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연극을 연출한 나카 토시오는 "피해자들이 2018년에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 일본 정부는 사과하지 않았고 언론은 침묵했다"며 "일본 시민들에게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19년 만에 다시 무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시민모임 이국언 대표는 "일본 사회에서 한일 간 문제가 사실과는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기에 양심의 목소리를 낸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생존해 계신 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진실한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단체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분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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