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단전단수에 車 '둥둥'…14층 주민도 이재민 됐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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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9일 새벽 0시. 기자가 거주하는 안양 비산동 한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도 벼락처럼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지하 2층에 주차된 차량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들어가보려 했지만, 빠른 속도로 빨려 들어가는 물에 한 발짝도 내딛기 어려웠다.


지하주차장 차량이 침수된 모습. 최유진 기자 지하주차장 차량이 침수된 모습. 최유진 기자 
이미 지하 1층 계단까지 물이 찬 상황인 데다 계속 내리는 비로 쓰레기 더미까지 지하주차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 뒤늦게 달려와 차량이 침수된 걸 확인한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새벽 2시가 되어갈 무렵, 정전에 단수까지 되다 보니 잠못 이룬 주민들은 집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9일 오전 9시, 날이 밝자 아파트 앞 도로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도, 물도 쓸 수 없었다.

자동차보험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사고 접수를 해줬지만 현장 확인 후 처리가 가능하단 답변이 돌아왔다. 비산동 일대 아파트엔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도 함께였다.


폭우로 인해 매장 영업이 불가하다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최유진 기자 폭우로 인해 매장 영업이 불가하다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최유진 기자 
오전 11시쯤 아파트 인근 카페로 피신했지만, 다시 강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카페 앞 공항버스 정류장에는 강풍에 부서질 듯한 우산을 겨우 부여잡으며 버스에 탑승하는 승객들이 보인다.

오후 1시쯤 혹 복구가 됐을까 싶어 집으로 돌아가봤다. 아파트 단지 입구부터 소방차와 시에서 나온 차량들이 북새통을 이뤄, 공동현관까지 들어가기도 힘든 상태였다.


안양시에서 나온 급수차량. 최유진 기자 안양시에서 나온 급수차량. 최유진 기자 
이날 오전부터 안양시에서 나온 급수차량이 주민들에게 용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아예 짐을 싸서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방문해봤다. 지하주차장 물을 이날 안에 다 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 정전과 단수 사태 역시 해결하려면 일주일이 걸릴 듯해 주민들이 임시로 생활할 비상대피소가 마련될 것이란 사실도 알려줬다.


안양의 한 아파트의 주민들이 폭우를 피해 대피한 모습. 최유진 기자 안양의 한 아파트의 주민들이 폭우를 피해 대피한 모습. 최유진 기자 
14층 살면서 이재민이 될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지만, 단전단수로 엘레베이터가 끊긴 초고층 아파트 역시 '수재'(水災) 앞에선 자유롭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이곳 아파트 주민들은 폭우 피해가 복구되지 않으면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안양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총 104건의 집중호우에 따른 시설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주택 침수여서 41명의 이재민이 발생, 임시 대피소로 대피한 상태다.



정전과 단수에 잠못 이룬 주민들. 최유진 기자 정전과 단수에 잠못 이룬 주민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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