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두 달 연속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올랐다.
연준이 올해들어 금리를 인상하기는 이번이 네번째다.
올해 네 차례 단행한 금리인상의 수준은 2015년부터 2018년사이 4년간 올린 금리수준과 같다.
이번 결정은 위원회 12명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나왔다.
연준은 성명에서 "소비와 생산 지표가 둔화하긴 했지만 노동 시장은 강건하고 실업률은 낮다"며 "공급망 문제와 팬데믹의 영향,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에 따른 전방위 압박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인도적·경제적 차원에서 심대한 위기"라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는 기존 성명 내용을 반복했다.
제롬 파월(사진) 연준의장은 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현재 침체 국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경기침체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는 것과는 다른 관측들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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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세계경제 전망 수정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이는 3개월 전보다 무려 1.4%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수치다.
CNBC가 경제학자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전날 발표한 결과에서도 응답자들은 '1년 내 경기침체가 올 확률'이 55%에 달한다고 했다.
이는 지난 5월 조사 때보다 무려 20%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이날 연준의 금리결정 이후 "연준이 이번 달에 이어 9월에 0.5%p, 이후 0.25%p를 올리고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금리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우리나라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지게 됐다.
미국 기준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2년 반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