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요진 기자무더위가 본격화된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인 혼자 사는 노인들이 전기료 걱정으로 냉방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19일 오전 11시 광주 남구 서동의 한 골목.
그늘 한편에 마련된 의자에 노인들이 모여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에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문을 활짝 열어놓은 집도 있었다.
기초수급자 노인들은 대부분 에어컨이 없어 선풍기와 부채에 의지해 여름을 버티고 있다.
남구 서동에 사는 80대 A씨는 "여름에 많이 더워서 잠을 잘 못자고 있다"며 "무더위 쉼터에 가고싶어도 거동이 불편해 못 간다"라고 말했다.
광주 전체에 1500곳이 넘는 무더위 쉼터가 마련돼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매일 방문하긴 어렵다.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세가 부담돼 에어컨을 방치하는 노인들도 많다.
북구 유동에 사는 80대 B씨는 "에어컨이 있지만 전기세를 낼 수 없어 올여름 한 번도 틀어본 적이 없다"라며 "덥기는 엄청 덥다. 집에 창문이 없어서 더 덥다"라고 덧붙였다.
복지센터에서 냉방비 지원 신청을 받고 있지만 노인들이 신청 절차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신청하는 노인들은 거의 없다.
2022년 6월 기준 광주 지역 만65세 이상 기초수급자는 2만6301명으로 전체 기초수급자 9만3010명의 28%를 차지한다.
남구청 등 광주 일부 자치구는 사회복지사와 노인돌봄생활지원사·등 2천여명을 도우미로 지정해 폭염 취약계층의 안부를 살피고 있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 방문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기초생활수급자인 혼자 사는 노인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
한 요양보호사는 "결국은 주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며 "매년 반복되는 여름철 취약계층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