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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뛰쳐나간 중2…청바지가 부른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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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지난 5월, 교사 복장 지적받은 순천 중학생, 극단적 선택
꾸중 듣자 A군 교실로 돌아와 비속어 섞인 불만 표현
이를 들은 B교사, 학생들 앞 강도높게 질책
유족 측, A군 사과했지만 "학대에 가까운 지도과정" 주장
B교사는 병가 중…학교 측 "지도 차원" 강조, 진상조사는 미흡
경찰, 아동학대 혐의로 B교사 기소 의견, 검찰 송치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 5월 20일. 전남 순천의 한 중학생 A(13)군이 학교 쉬는시간에 뛰쳐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했다.

그날 A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A군 유족 측에 따르면 1:1 영어 수행평가가 이뤄지고 있던 1교시 수업시간. A군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 복도로 나서다 생활지도 교사이자 영어 담당인 B교사와 마주쳤다.

B교사는 청바지를 입고 있던 A군을 불러 '너 말고 청바지를 입은 아이가 있냐', '언제까지 계속 입을 거냐', '부모를 부르겠다', '학생부 리스트에 올려 관리한다'는 식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A군은 '교복이 작아졌는데 곧 유학을 갈거라 새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군은 해외 파견을 나가는 아버지를 따라 유학을 앞두고 있었으나 일정이 연기되면서 국제학교로 입학을 준비하고 있던 터였다.

또 해당 학교는 체육 과목이 있는 날엔 자유복을 입을 수 있게 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교복을 착용하도록 했다. 평소 20~30%의 학생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교복을 착용하지 않았으며, 사건 당일 A군이 있던 반에는 교복을 입지 않은 학생들이 5명 가량 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B교사가 유독 A군의 복장만 문제 삼자 A군은 자리로 돌아와 혼잣말로 욕설을 내뱉었고, 이를 들은 B교사는 복도에서 욕설을 재현하며 다른 학급에 들릴 정도로 A군을 크게 질책을 했다.

A군 유족 측에 따르면,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학생들은 A군이 불만섞인 비속어를 쓴 것에 대해 "잘못했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학생부로 불려가 사실확인서까지 쓰고 온 A군은 교과서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A군 유족 측은, 교사가 "매뉴얼대로 지도했다고 하지만 CCTV와 주변 학생들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아이는 손을 모은 채 교사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사의 발언으로 학생부 관리를 받고, 국제학교 입학이 취소되는 등에 대한 왜곡된 심리상태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평범한 학생이 청바지, 자조 섞인 비속어, 국제학교의 연결고리 속에서 한순간에 가십 대상이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견디기 힘들 정도의 학대에 가까운 지도과정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취재진은 B교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장이 없었고, 학교에는 현재 병가를 낸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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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학교 관계자는 "욕설을 내뱉은 학생을 바른 길로 지도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교사로서 지나친 행동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또 재학생 70여 명을 대상으로 심리 안정화 프로그램만 진행했을 뿐, 학교 차원의 진상조사 등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측은 "약 2주간 학교에서 자체 파악한 문제점을 알려달라고 하니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더 분통이 터졌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순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건은 경찰에서 수사하는 것으로 학교와 교육청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유족이 도움을 요청할 경우 도울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B교사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 상태다.

A군이 세상을 떠난 이후 SNS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친구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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