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계류장. 한국공항공사 제공"관제탑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단호한 어투가 오갑니다. '이쪽으로 가주세요'가 아니라 '가십시오'라고 안내합니다."14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방문한 김포공항 계류장관제소의 분위기는 엄중했다. 관제소에 입장할 때부터 강력한 보안 절차를 밟아야 했고, 공항 직원들은 "이곳은 내부 직원도 함부로 들어가지 못해 따로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공항 한 가운데 40m 높이로 우뚝 서있는 관제소 실내로는 직사광선이 그대로 들어왔다. 360도로 둘러싼 레이더와 모니터 등 기계가 내뿜는 열기도 뜨거웠다. 모니터에는 공항을 나가는 항공기는 파란색으로, 들어오는 항공기는 노란색으로 표시된다. 관제소 내부 직원들은 둘러싸인 레이더 모니터를 주시하면서 동시에 동료들의 지시 사항을 듣느라 촉각을 곤두세웠다.
관제탑 내부 직원은 "하루에 평균 항공기가 450회 운행하고 주말에는 470회까지 증가한다"며 "항공기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큰 피해를 부르는만큼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이 관제탑은 없었고 업무도 김포 관제탑에서 도맡았으나 앞으로 계류장 관리는 우리가 맡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포공항 계류장. 한국공항공사 제공국토교통부가 관리하던 계류장관제소 업무를 한국공항공사가 인수한다. 계류장 관리 주체가 공사로 일원화되면서 이동 지역에 대한 안전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계류장 관제를 전담하는 '김포국제공항 계류장 관제소'를 신설하고 본격 운영한다"며 "다음날 오전 1시부터 공식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리의 관제탑이 민간이나 공사에 인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포공항 계류장관제소는 공항 이동지역 중 활주로와 유도로 등 기동지역을 제외한 국내선·국제선 계류장에서 이동하는 항공기의 지상관제, 차량 이동, 지상 작업의 통제 업무를 맡는다.
기존에는 국토부가 관리하는 김포 관제탑이 활주로와 계류장 관제 업무를 모두 도맡아왔다. 이에 따라 관제 업무가 활주로에 치중되고 계류장은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포공항 계류장관제 관할구역. 한국공항공사 제공한국공항공사가 계류장관제소를 인수하면서 김포 관제탑은 기존대로 활주로쪽 관제 업무만 맡게 돼 업무분장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계류장관제소는 김포공항 계류장을 북·동·서·중앙 구역으로 나눠 관제하며 항공기 이동 개시 시간, 주기장 배정 등 공항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정보를 직접 관리한다.
이로써 이동 지역 내 안전 저해 요소를 최소화하고 항공기 지연률 감소 등 계류장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8년에는 김포공항 주기장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충돌한 사고도 발생한 바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 관제탑은 그대로 활주로에 집중하면서 계류장관제소는 실무 관제사 인력 14명이 투입돼 계류장을 관리하니 업무 분장을 통한 효율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