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탁. 연합뉴스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영점이 잡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두산 선발 로버트 스탁이 제구력 난조로 자멸했다.
스탁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원정에 선발 등판했다. 4⅓이닝 동안 안타 9개와 사사구 5개를 내주고 7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총 109개의 공을 던진 스탁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9km까지 나왔다. 하지만 볼넷 4개, 사구 1개를 남발할 만큼 극심한 제구 난조를 겪었다. 그 결과 본인의 1경기 최소 이닝(종전 5이닝), 최다 피안타(종전 8개), 최다 실점(종전 5실점)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1회말 첫 이닝부터 불안했다. 스탁은 선두 홍창기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진 뒤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무사 1, 2루에서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4 대 1로 앞선 3회말에도 실점을 막지 못했다. 스탁은 선두 박해민과 김현수에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에 몰렸다. 이때 채은성에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양석환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아쉽게 실점했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오지환의 적시타까지 터져 총 2실점했다.
타선이 지원해줬지만 5 대 3으로 앞선 5회말 무너졌다. 볼넷 2개를 내준 뒤 1사 1, 2루에서 손호영과 유강남에게 연속으로 적시타를 맞았다. 동점을 허용한 스탁은 마운드를 이현승에게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이현승이 홍창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스탁의 실점은 7개로 늘었다.
타선은 초반부터 스탁을 전폭 지원했다. 1회초부터 김재환과 허경민의 적시타로 선취 2점을 뽑은 뒤 계속해서 추가점을 뽑았다. 4회까지 5득점하며 LG 마운드를 집중 공략했다. 하지만 타선의 도움을 외면한 스탁이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추가점은 8회 1점에 그치며 침묵했다.
두산은 스탁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LG에 6 대 9로 졌다. 이날 승리를 챙겼으면 다승 공동 1위(7승)에 오를 수 있었던 스탁은 시즌 4패(6승)째를 떠안았다.
올 시즌 스탁은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지난 시즌 MVP 아리엘 미란다의 공백을 확실히 메워주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2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스탁에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올 시즌 전체 투수들 가운데 볼넷이 39개로 가장 많고, 몸에 맞는 볼까지 합해도 42개로 최다다. 등판한 13경기에서 사사구 3개 이상을 던진 경기는 무려 10경기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도 흔들린 제구가 스탁의 발목을 잡았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려도 제구가 되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