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산불 진압. 산림청·경남소방본부 제공역대 가장 많은 진화헬기가 동원된 경남 밀양 산불이 72시간 30분 만인 3일 오전 주불이 잡혀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에 들어갔다.
경상남도와 산림·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9시 25분에 시작한 밀양 부북면 산불은 1986년 산불 통계가 작성된 이후 5월에 발생한 가장 늦은 대형 산불로 기록됐다.
피해 규모는 763ha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 1071개 규모와 맞먹는다. 다행히 인명·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에 동원된 헬기는 산림 103대·국방부 73대·소방 19대·경찰 5대 등 모두 200대에 이른다. 하루 최대 역대 가장 많은 57대가 동원돼 지난 3월 경북·강원 산불 당시 51대를 넘어섰다. 지난 나흘 동안 투입된 지상 진화인력을 8400여 명에 이른다.
산림청 제공이번 산불은 고온 건조한 바람과 소나무 등 침엽수림, 소나무재선충병 훈증더미 등의 이유로 진화에 애를 먹었다.
특히, 소나무 송진이 불을 만나면 화력이 더 강해졌고, 여름철 무성한 나뭇잎이 불완전 연소하면서 연기가 자욱해 진화헬기 시야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임도가 없어 진화대 접근이 어려웠던 점도 진화를 더디게 했다. 특히, 원자력발전소에서 연결된 765kV 송전선로 보호가 최대 관건이었다.
산불 확산차단제(리타던트) 14톤을 뿌려 방화선을 구축해 보호에 성공했다. 혹시나 모를 피해에 대비하고자 산업자원부 등은 가스·수력발전소 등 예비 발전기 가동을 대기하는 등 비상대비 체계를 유지했다.
산림청 제공이번 산불은 산불대응 3단계와 전국소방동원령 2호 발령 등 경남도와 산림청, 소방청, 군부대 등이 협조 체계가 잘 가동됐던 좋은 사례로 평가된다.
하병필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산불 현장으로 달려가 동부지방산림청장과 공동으로 진화를 지휘했다.
전국에서 동원된 800여 명의 소방대원 등 2천여 명은 산불 진압은 물론 주변 민가 방어선을 구축하며 시설물 피해를 적극적으로 막았다. 그 결과 한 건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야간에는 등짐펌프를 지고 산을 오르며 불길과 사투를 벌였다.
인근 마을 주민 596명이 마을회관과 공동회관 등 15곳으로 안전하게 대피했고, 요양병원 입원환자 등 21명을 구급차를 이용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국방부는 헬기 73대와 장병 2천여 명을 산불 현장에 급파해 큰 도움이 됐고, 법무부는 경찰과 함께 유례없는 이송 작전을 펼쳤다. 불이 밀양구치소로 접근하자 391명의 수감자를 미리 준비한 버스에 태워 다른 수용시설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대한적십자사와 밀양청년회의소 등 자원봉사자들도 큰 힘이 됐다.
산림청 제공하 권한대행은 "산불 진화와 자원 봉사에 지원된 모든 관계 기관과 단체에 감사를 전한다"라며 "피해 지역 산불 재발 방지와 신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라고 말했다.
김종근 경남소방본부장은 "산불 지원 임무 수행을 넘어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피해 없이 도민이 안전을 지킨 소방대원과 의용소방대원에게 박수를 보낸다"라고 전했다.
산림청은 오는 19일까지 '산불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