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50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 재판에서 곽 전 의원이 대장동 일당에게 도움을 주는 등 깊숙이 개입했다는 증언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25일 열린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 등 재판에서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는 "김만배 회장이 '상도 형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전화를 해서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을) 막아줘 우리가 당선될 수 있었다'라고 얘기했다"라고 증언했다.
현재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하나은행의 이탈을 막아준 대가로 거액의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증언이 나온 것이다.
이날 남욱 변호사는 "김만배 회장이 사무실에서 웃으면서 '큰 일 날뻔 했다. 호반건설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해서 (우리의)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는데 상도 형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전화해서 막아줬다'라고 말했다"라며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까'라고 얘기한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이 부분을 재차 질문하자 남 변호사는 "그렇게 들었다. 전화를 해서 두 분이 통화했다는 취지로 기억한다"라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 씨가 자신을 불러서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올라가 얘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고 말하는 등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1일 공판에 출석한 정영학 회계사도 "제가 곽 전 의원 아들의 퇴직금이 많다고 말하니깐, 관계자가 '(곽 전 의원이) 컨소시엄 무산을 막아준 대가'라고 얘기한 것을 들었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곽 전 의원이 돈을 요구했고, 김만배 씨가 거부하면서 둘이 다퉜다는 증언은 이날 재판에서도 나왔다. 검찰이 '곽 전 의원이 돈을 달라고 했는데 김만배 씨가 당장 못 준다고 대응하니 다툼이 생겼다고 기억하는데 맞는가'라고 묻자, 남욱 변호사는 "전반적으로 그렇게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술을 많이 마셨다면서도 "제가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김만배 회장이 탁자를 쳤고, '없는데 어쩌라는 거야'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