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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서민음식 '피시앤칩스' 위기가 경고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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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들의 대표 소울푸드인 피시앤칩스, 흰살 생선과 식용유값 폭등으로 위기
우크라이나발 인플레이션 격화 우려, 英 재정당국 식량난 위기감 상기하기도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피시앤칩스'는 영국인들의 대표 '소울푸드(Soul Food)'다. 대구나 가자미 같은 흰살 생선을 튀겨 감자튀김과 함께 먹는 비교적 간단한 음식이지만, 담백한 맛과 풍부한 영양으로 영국인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영국에는 '생선튀김협회'가 있을 정도로 피시앤칩스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가 많다.

그런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계기로 영국의 피시앤칩스 가게들이 위기에 처했다. 주재료인 흰살 생선을 주로 이들 국가에서 공급받아왔기 때문이다. 영국 피시앤칩스 업계는 요리에 흰살 생선의 최대 40%를 러시아에서 들여왔는데, 최근 영국의 대러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흰살 생선에 35%의 관세가 부과됐다.  

수입 생선 가격이 치솟는데다 튀김에 필요한 식용유도 문제다. 전체 식용유의 50%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산(産) 해바라기씨유가 전쟁 여파로 들어오지 않으면서 식용유값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영국 언론을 비롯해 다른 나라의 외신들도 피시앤칩스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영국생선튀김협회의 앤드루 크룩 회장은 "향후 9개월 내 약 1만개에 이르는 영국 피시앤칩스 식당 중 3분의 1이 문 닫을 것"이라며 "이번 위기는 내가 본 수많은 상황 중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앤드루 회장은 "현 추세라면 피시앤칩스 가격이 3배 가까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서민 음식의 자리마저 위협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한 슈퍼마켓 진열대. 연합뉴스영국 한 슈퍼마켓 진열대. 연합뉴스
영국인들에게 피시앤칩스는 산업혁명 시절 공장 노동자들이 즐겨 먹던 서민 음식이며,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생선과 감자가 정부 배급 물품에 포함되면서 국민 음식으로 자리매김한 역사가 있다. 영국 근현대사와 함께 해온 서민 음식이 귀하고 값비싼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시앤칩스 사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프레이션 위험성을 보여준다.

영국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한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우크라이나가 흑해 등을 통해 농작물을 수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은 영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종말론적(apocalyptic) 식량난에 봉착할 수 있다"고 위기감을 상기했다.

이어 "연내 영국의 인플레이션율이 10%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긴 힘들겠지만, 2%란 목표 인플레이션율 도달을 위해 금리 인상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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