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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재도전' 앞에 놓인 '12년 불어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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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강원지사 선거 출마 공식 선언
2011년 지사직 낙마, 원주 국회의원 복귀
확장성 퇴보 지적, 잦는 노선 변경 이미지 실추 평가
후임 3선 최문순 강원도정 실정 연대책임론
이광재 "강원도 사랑하기에 운명 걸겠다" 재도전

26일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광재 의원 제공 26일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광재 의원 제공 질곡의 시간 끝에 마주한 비옥한 평원을 등지고 거친 물살로 발걸음을 돌렸다.

2022년 4월 26일 오전 9시 30분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강원도 성공시대, 원주에서 시작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강원지사직 재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2010년 4월 22일 강원도 춘천 민주당 정당연락사무소에서 "소외된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고, 변방의 역사를 끝내고 강원도를 대한민국 중심에 세우겠다"며 강원지사직에 도전한 지 12년만이다.

정치인 이광재. '파부침주(破釜沈舟)' 결행의 고민은 세월만큼 늘어났다. 강 폭은 더 넓어졌고 깊이는 가늠할 수 없다. 주위는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어느 선거보다 치밀하게, 진실되게 공약을 준비하고 성심으로 민심을 살펴야 한다"는 충고가 과하지 않은 이유다.

2011년 1월 27일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로 지사직 상실. 2019년 12월 31일 특별 사면 직후 2020년 4.15 총선에서 원주 갑 국회의원으로 정계 복귀하는 동안 정치 여건과 성적표는 급변했다.

지사직 낙마의 원인이었던 불법정치자금 수수 유죄 판결, 학생운동 과정에서 빚은 병역기피도 또 한번 공격지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민주화 운동의 아픔'이라는 지지자들의 변호에도 불구하고 상대 진영에서는 대선 이슈였던 '공정' 프레임을 앞세우고 있다.

정계복귀 무대였던 원주 민심의 전폭적 호의도 미지수란 관측도 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직전 총선에서 경선 주자로 출마했던 이력 외에 이렇다할 선출직 도전 경험이 없던 박정하 후보를 상대로 거둔 이광재 의원의 득표율은 48.56%, 박정하 후보는 41.13%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강원도 8개 선거구 당선자 가운데 이 의원의 득표율은 거물급 보수 주자 3명이 지지층 표를 서로 나누고도 승리한 강릉 권성동 당선인 득표율 40.84%를 앞서는데 그쳤다.

지난 3.9 대선 지역구 성적표 역시 이광재, 송기헌 두 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었지만 민주당 우세를 지켜내지 못했다. 강원지사직에 거는 지방선거 확장성 기대만큼 압박감도 더해질 수 밖에 없는 양상이다. 국회의원 당선 이후 당 대선 경선 출마, 지사직 도전 등 2년 사이 '잦은 노선 변경'도 공격 소재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는 자신의 경쟁력을 "군대를 다녀왔고, 전과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의원의 지사직 재도전에는 "(도지사 낙마로 인해) 강원도지사 보궐선거가 있었고, 또 12년 세월이 흘러 지금 원주에서 또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게 됐다. 이는 민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고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엄청난 국가적 예산까지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최문순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정 11년 기간 빚어진 여러 혼란의 '연대 책임론'도 넘어야할 산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강원도지사 선거를 국정교체에 이은 민주당 도정교체로 구도를 정하고 실정 부각에 주력해왔다.

이 과정에서 최문순 도정과 직전 이광재 도정과의 연결고리에도 주목하고 있다. 7개월 단명에 그쳤지만 강원도지사직 수행 과정에서 빚어진 강원도정에 대한 부채가 적지 않다는 시선이다. 재임 당시 공언했던 3500억 원 규모의 알펜시아 중국 투자 유치는 후속 조치없이 구호로 사라졌고 최근에야 국내기업에 매각이 성사됐지만 절차 불공정성 논란, 매각 가격 적정성 시비가 이어지고 있다.

2010년 11월 선언한 춘천 중도 레고랜드 추진 계획은 후임 최문순 지사가 낙관적 전망에 의존해 공약으로 승계했지만 12년이 지나서야 개장을 앞둔 지금도 '불공정 계약, 혈세 낭비' 사업이라는 시각이 여전하다.

전세 역전의 조력자들도 등을 돌렸다. 2010년 이광재 강원도정과 공동지방정부 구성에 앞장섰던 강원도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민주당의 관계는 최문순 도정 11년을 거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하늘이 넓지만 새가 날아가는 길이 있고 바다에도 배가 다니는 길이 있다. 어떤 길을 갈 지 천금처럼 생각하고 도민들을 위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천천히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며 2011년 1월 춘천의 매서운 겨울 바람 속에 강원도청을 떠난 이광재.

이광재 국회의원이 26일 원주시청에 이어 강원도청 앞으로 이동해 강원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이광재 국회의원이 26일 원주시청에 이어 강원도청 앞으로 이동해 강원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11년 후 원주를 거쳐 강원도청 앞에선 그는 다시 '강원도 운명교체론' 카드를 꺼내들었다. 불혹(不惑)에 떠나 지천명(知天命)을 절반 이상 넘긴 나이의 재도전이다. 자신의 '정치운명 교체' 여부도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출마선언은 가벼운 떨림 속에 단호했고 절실했다.

"저의 아버지 함자가 '강'자 '원'자이십니다. 강원의 아들 이광재입니다. 강원도는 제 운명입니다. 11년 전, 이 자리에서 피눈물을 삼켰습니다. 강원도민과 함께 울었습니다. 강원도민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원주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지난 2년, 원주 시민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다시 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가 못다 한 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이광재 원주에 그만 와도 된다'하실 때까지 여러분을 따뜻하게, 가슴으로 만나겠습니다"
 
"저는 강원도지사에 출마합니다. 저는 강원도를 사랑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강원도에 왔습니다.
사랑하는 강원도에 제 운명을 걸겠습니다. 강원도 성공시대를 활짝 열겠습니다. 전국민이 사랑하는 강원도를 열겠습니다. 강원도의 성과가 시범학교가 되어 대한민국에 퍼져나가게 하겠습니다"

"제가 20여 년간 쌓아온 정계, 재계, 국제사회 인맥을 총동원하겠습니다. 제 인생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제 영혼을 바쳐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겠습니다. 이광재의 손을 잡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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