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유지하고, 올해 연간 상승률도 한은의 기존 전망치(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한은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은 5일 오전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연 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해 연간 상승률도 한은의 기존 전망치(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평균 유가 수준은 지난 2월 전망 당시 전제(두바이유 기준 83달러)를 큰 폭으로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내 코로나 재확산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까지 겹쳐 국내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세계 식량 가격 강세에 따른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 상승도 물가 경로의 상방 위험 요소로 거론됐다.
통계청 제공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1% 상승했다. 물가가 4%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이처럼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한은으로서는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오는 14일 한은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될지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성장 둔화를 들며 5월 인상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물가 안정이 1순위인 한은으로서는 물가 급등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24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대다수 금통위원들은 물가 급등을 들어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 위원은 "국내경제의 성장, 물가, 금융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더욱 축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물가 경로의 상방 위험이 인플레이션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과 정책 시차를 고려할 때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국내경제는 회복 흐름을 기조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갭률(실제 GDP와 잠재 GDP의 격차)이 상반기 중 플러스(+)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고, 목표치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도 지난 1일 관련 질문에 "상반기의 경우 부득이하게 한은의 예상(3.1%)보다 높아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