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아브라모비치. 연합뉴스러시아의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이달 초 키이우(키예프)에서 만난 뒤 중독 증상을 보였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의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켓은 이 사건을 잘 알고 있는 관계를 인용해 이날 이같이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에 소속된 크름반도(크림반도) 타타르의 루스템 우메로프 의원 등 모두 3명이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의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다.
WSJ 보도를 보면, 아브라모비치와 협상단원들은 눈이 충혈되고, 괴로울 정도로 눈물이 계속 나오며, 얼굴과 손의 피부가 벗겨졌다. 이들의 증상은 호전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벨링켓은 이번 사건을 조사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알려지지 않은 화학 무기로 중독시킨 것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독의 종류와 양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고, 피해자들에게 겁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같은 보도를 음모론이라고 해명했다.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독극물 의심에 대한 질문에 "많은 추측과 다양한 음모론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피해자로 지목된 우메로프 의원도 "증명되지 않은 정보를 믿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은 뉴스와 센세이션에 목말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한 관계자도 "정보당국은 환경적인 요인이지 이들이 중독된 것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 집무실)은 입장 표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