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병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연합뉴스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참가하겠다며 휴가 중 폴란드로 탈영해 우크라이나로 입국하려다 미수에 그친 해병대원 A씨가 부대에서 부사관 임관(속칭 '기리까시')을 준비했다는 이유로 부대 내 왕따(기수열외)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병대사령부는 "귀국하여 추가 진술을 하면 관련 내용을 수사하여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28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부대에 처음 전입왔을 때는 선임들에게 예쁨받고 인정받았던 해병이었는데, 부사관을 준비하는 것 때문에 '너는 우리의 주적이니까 그냥 말도 걸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임 중 한 분이 '얘 그냥 기열(기수열외) 처리해라', 투명인간 같은 느낌인데 '기열 처리해라. 너희(다른 병사들) 말하다 걸리면 죽여버린다'라는 말을 했었다"며 "솔직히 말해서 부사관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당하는 게 좀 억울하기는 하더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20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한 해안에서 해병대 신병들이 소형고무보트(IBS) 훈련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기수열외란 기수제로 운영되는 해병대 특유 악폐습으로, 문자 그대로 기수에서 '열외'시켜 해병대원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기수제로 운영되는 과거 전의경 등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빈번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사라졌다.
그는 "처음에는 마음의 편지를 썼는데 경위서를 작성하게 하고 덮더라. 다른 선임들이 와서 욕도 하고, 기수열외 시킨 선임이 '너는 사람 새끼도 아니다, 내 맞선임을 신고한 새끼다' 그런 식으로 온갖 욕을 먹고, 제가 숨 쉬는 것 자체가 욕을 먹을 이유"였다며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그는 "행정관이 '다리가 아프니 청소를 시키지 말라'고 해 분대장이 그렇게 조치했는데, 분대장이 휴가를 나가자마자 다시 선임들이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며 "후임들이 사람 취급조차 해주지 않고, 선임들은 갑자기 와서 욕을 했다. 전출을 갔는데 (병사 출신) 전문하사로 있던 간부들도 욕을 하더라"고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대원들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주 노보트로이츠케 마을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점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 통제 지역으로 통하는 국경검문소 앞을 지키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해병대사령부는 이에 대한 질문에 "지난 2월 초 본인이 욕설을 당했다고 신고하여 조사 및 수사를 진행했으며, 본인의 요구에 따라 타 부대로 전출하였고 관련자는 적법하게 조치할 예정이다"며 "귀국하여 추가 진술을 하면 관련 내용을 수사하여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관련 내용 수사에 본인의 진술이 필요하다는 내용인데, 다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A씨는 "해병대 수사관들이 찾아왔는데, 제가 그렇게 신고했을 때 들은 체도 안 하던 사람들이 저 한 명 잡으러 바로 빨리 오더라. 깜짝 놀랐다"며 "계속 달래주는 척하면서 협박을 하는데, (한국에) 들어가더라도 자진 귀국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