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선관위 몰카 지시 의혹'에 이어 일반 시민들까지 촬영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이 발견됐다. 윤창원 기자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총괄 대표로 둔 부정선거방지대(이하 부방대)가 이번엔 투표를 하러 온 일반 시민을 몰래 촬영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부방대는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소 내부를 몰래 촬영하라고 지시해 '몰카 논란'이 일었던 단체다.
[관련기사: [단독]"몰래 촬영"…황교안 대표인 단체의 '수상한 지침'[이슈시개]]황 전 대표는 '일반인 몰카' 임무를 부여한 조직을 '촬영 특공대'라고 일컫는가 하면, 회원들에겐 촬영 장소와 사용 가능한 휴대전화 목록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부터 부방대 회원들은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을 활용해 '촬영 특공대' 모집 글을 공유하고 있다. 이 글은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부방대 대표 황교안입니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시작한다.
해당 글에 따르면, 황 전 대표는 "우리는 이번에 저들의 부정선거 시도를 물샐 틈 없이 차단하려 한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되든 안 되든 저들이 부정선거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한다.
관련 페이스북 캡처황 전 대표는 사전투표와 본선거 당일에 '차 안', '주변 건물' 등에서 투표하러 온 일반 시민들을 촬영하라고 지시한다.
그는 "투표소 안에서는 촬영이 불가하다.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은 바로 투표소 밖 입구에서 투표자를 전수 촬영하는 것"이라며 "촬영은 투표소 앞에서 할 수도 있고, 차 안에서 할 수도 있고, 주변 건물에서 할 수도 있다"고 썼다.
또 다른 글에는 "촬영 장비는 본인 소유 핸드폰으로 하면 된다. 장비를 지급해드릴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아 매우 송구스럽다"며 촬영 시 사용 가능한 핸드폰 목록을 나열해두기도 했다.
실제 "보조배터리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삼각대가 있으면 편할 듯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관련 페이스북 캡처'촬영 특공대 지원 양식'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는데, 여기에도 "투표소에 들어가는 선거인을 촬영하려 한다"는 '일반인 촬영'을 지시하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물샐 틈 없는 촬영을 위해 촬영 특공대에 지원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양식에는 이름, 전화번호, 자신의 지역구와 더불어 사전투표일인 4일, 5일과 투표 당일인 9일을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활동 가능한 시간대를 묻는 질문도 존재한다.
'촬영 특공대 지원 양식' 캡처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 황 전 대표와 민경욱 전 자유한국당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 측은 이날 공지를 통해 "신문광고, 집회 발언,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선관위가 △부정 선거를 위한 비밀 임시사무소 설치 △사전투표 용지에 불법 도장 사용 △법적 근거 없는 QR코드 사용 △투표지 분류기를 외부 인터넷망에 연결해 사전투표 조작 등을 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로 하여금 사전투표에 관한 허위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여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거나, 사전투표를 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게 하는 등 유권자의 자유로운 사전투표 참여를 방해, '공직선거법' 제237조(선거의 자유방해죄)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고발 이유를 알렸다.
이에 황 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법을 악용하는 자들의 횡포, 선관위가 저를 고발했다"며 "노정희 선관위원장을 무고로 고발 준비 중"이라고 했다.
민 전 의원도 "사전 투표를 하지 말라는 건 당일 투표를 하라는 얘기"라며 "그게 투표 방해라면 사전 투표를 하라는 문재인과 이재명, 이준석, 윤석열은 당일 투표를 하지 못하게 했으니 똑같은 투표방해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