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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몰래 촬영"…황교안 대표인 단체의 '수상한 지침'[이슈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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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한 단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소속 단체원들에게 선관위 사무소 내부를 몰래 촬영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단체의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됩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 윤창원 기자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 윤창원 기자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0여 일 앞둔 가운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있는 '부정선거방지대(이하 부방대)'라는 단체가 선관위 사무소 내부를 스마트폰으로 몰래 촬영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의 대표에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 대표의 이름이 게재돼 있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2일 부방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임시사무소 감시단 행동요령'이라는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해당 공지에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몰래 시설물 내부를 촬영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다.

이 공지에는 총 4단계의 '임시사무소 감시단 행동요령'이 적혀 있다.

부정선거방지대(부방대) '임시사무소 감시단 행동요령'

  • 부정선거방지대(부방대) '임시사무소 감시단 행동요령'

    1. 임시사무소의 주소와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점심시간 중에 방문한다. 임시사무소 밖에서부터 카메라 동영상을 켠다. 스마트폰 화면을 어둡게 하여 촬영 내용이 밖에서 보이지 않게 조절한다. 스마트폰을 찍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아래로 위치 시켜 자연스럽게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찍는다.

    2.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촬영한다. 여기에서 교육을 해준다고 하는데 교육상담을 하실 수 있는 분과 상담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라. 책임자분이 오는 동안 내부를 상세하게 촬영한다. 책임자가 나타나면 성함과 소속을 먼저 물어본다.

    3. 교육을 받을 수 있느냐고 질문하면서 그곳에서 교육받는 사람들은 무슨 교육을 받는지 물어본다. 여기가 임시사무소인가? 임시사무소를 왜 설치했는가? 여기에서 무엇을 하는가?

    4. 여기에서 근무하시는 분은 몇 명인가? 임시사무소 설치가 불법은 아닌가? 책임자가 선관위로 가서 물어보라든지 답변을 하면 알았다라고 답변하고 나온다. 촬영된 내용을 증거로 저장해둔다.


이같은 행동요령에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동영상 촬영을 시작할 것, 스마트폰 화면 밝기를 어둡게 조정하라는 지시에 더해 동영상 찍는 모습을 들키지 않게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한다고까지 자세하게 요구하고 있다.

부방대가 22일 공지한 '임시사무소 감시단 행동요령'. 부방대 홈페이지 캡처부방대가 22일 공지한 '임시사무소 감시단 행동요령'. 부방대 홈페이지 캡처또, 아무도 없을 때 사무소 내부를 상세히 촬영하라고 지시하기도 하고, 이를 증거로 저장하라고 쓰여 있다.

이 단체는 홈페이지에 "3.9 대선이 대한민국의 마지막 민주 선거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우리의 전쟁은 시작됐다"며 "2020년 4.15 총선은 총체적 부정선거였다"고 소개하고 있다.

부방대 조직표에는 '총괄 대표'가 황교안 전 대표로 명기돼 있다. 부방대 홈페이지 캡처부방대 조직표에는 '총괄 대표'가 황교안 전 대표로 명기돼 있다. 부방대 홈페이지 캡처
조직도에 따르면, 총괄 대표로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 있다. 황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 출마해 국민의힘에서 경선을 치렀는데, 이때도 줄곧 4·15 부정선거를 주장한 바 있다. 심지어 황 전 대표는 자신이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자 국민의힘 경선마저도 부정선거였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황 전 대표의 페이스북에도 게시돼 있다. 이들이 지칭하는 '임시사무소'는 '선거관리위원회 임시사무소'인 것으로 관측된다.

황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황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앞서 중앙선관위 측은 지난 8일 "양대선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기존 청사 내 공간이 부족한 경우 다른 건물에 임시사무소를 설치하고, 위원회 홈페이지에 임시사무소 설치주소·기간·목적을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기존 사무소의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며, 양대선거의 장비·물품 등 물량도 과거 선거보다 많아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부족 공간은 임시사무소를 임차하여 보완하고 있다"고 설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황 전 대표는 지난 9일 공지를 통해 "왜 법적 근거도 없는 선관위 임시선거사무소를 182개소나 설치했겠냐"며 "(부정선거를 준비하는 이들이) 그만큼 필사적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선거가 나라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기회다. 전사의 인원은 최소한 4만 6천 명 정도가 필요하다. 재정적 후원도 절실히 필요하다"며 금전적인 요구도 덧붙였다.


부방대의 '몰래 촬영' 행동요령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2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임시사무소는 선관위 청사의 사무실과 동등한 효력이 있는 사무공간"이라며 "촬영하면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선관위 측은 "임시사무소는 선거와 관련있는 사무공간이라 중요한 서류도 많은데, 내부를 몰래 촬영하면 선거 사무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 공직선거법 244조,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초상권 침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처벌받을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며 "일반 회사의 사무실도 내부를 몰래 촬영하면 안 되는 게 일반적이다. 임시사무소 촬영은 선거법까지 적용될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선관위 측은 실제로 구리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시던 분들이 상주하며 촬영하고 협박한 사례가 있었다. 이들은 형법상 공무집행에 해당돼 재판이 진행 중"이란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자세한 경위를 묻기 위해 황 전 대표 측에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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