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선대위를 대표해 국민께 큰절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야권 대선후보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새해 첫 날부터 국립현충원 참배 등 일정을 소화했다
. 윤 후보는 자신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 여전히 냉랭한 모습을 드러낸 반면, 안 후보는 스스로를 '슬로 스타터(Slow starter)'라고 지칭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1일 새벽 인천신항 컨테이너 하역 현장을 방문으로 신년 첫 행보를 시작했다. 오전 9시쯤 서울 동작구 소재 국립현충원 참배 후 오후엔 선대위 신년인사, 공약 언박싱 데이 등을 진행했다. 윤 후보는 현충원 참배 행사에서 이 대표와 재회했지만 짧은 인사만 나눴다.
각각 따로 현충원에 도착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서로 덕담을 나눴지만, 추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선거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조수진 최고위원과 언쟁을 벌인 끝에 이 대표가 선대위 직책에서 사퇴한 이후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이 대표는 연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선대위 개편을 주장했지만, 윤 후보는 현재로선 개편이 불가능하다고 일축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대선캠프가 차려진 여의도 소재
대하빌딩에서 열린 신년인사 및 전체회의에 참석해 구두를 벗고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윤 후보는 "새해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는 뜻에서 제가 우리 선대위를 대표해 국민들께 절을 올리겠다"며 "부족한 점을 고쳐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대위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개선할 것"이라며 "내부의 작은 차이를 갈등의 불씨가 아니라 통합의 에너지로 만들어내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데 대해선 "여론조사 결과를 늘 선거운동에 반영해 국민의 목소리라고 듣고 국민을 바라보고 가야 한다"며 하락의 원인과 관련해선 "제가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좀 그렇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저희들이 다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1일 새해를 맞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 장을 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국민의당 안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물 도소매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현충원 참배 등 일정을 진행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JTBC뉴스룸 인터뷰에서
"1월 말부터 2월 초순의 설 명절쯤 '3강 트로이카 체제'를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를 위협하며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선 승리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실제로 여론조사 기관 서던포스트가 이날 발표한 결과(CBS 의뢰, 지난달 29~30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는 6.0%로 이 후보(35.7%)와 윤 후보(25.2%)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세계일보 의뢰, 지난달 27~29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심위 참조)에선
안 후보는 10.3%를 기록했다. 민주당 이 후보는 35.5%, 윤 후보는 30.9%였다.
안 후보는 인터뷰에서 윤 후보를 향해 "문재인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반사이익이 있었지만 그 효과는 거의 상쇄되고 누가 자질이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시작되고 있다"며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사과에 대해선 "
사과라는 것이 시기가 중요하고 사과의 내용과 태도 이후 언행일치들이 중요한데 국민들이 그런 것들을 보고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에 대해선 "부모님도 형님도 이젠 아들까지도 인연을 다 끊는 모습들이 정말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도박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아들의 공개 사과 요구에 대해 이 후보가 '아들이 성인이라 남'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을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취재진들에게 보낸 신년 인사말에서도
"지난해는 슬로 스타터인 저 때문에 출입기자단 여러분께서 기사를 크게 쓰실 일이 없었을 줄로 안다"며 "늦게 출발한 가속도로 기자단 여러분을 많이 바쁘게 해드릴 것 같아서 미리 양해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원하는 대한민국은 정의와 공정이 숨 쉬고, 노력한 사람이 땀 흘린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고 정직한 사람이 대접받는 나라"라며 "제가 '더 좋은 정권교체'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