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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 입김에 33원 급락…고환율 꺾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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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위협하다 하루 33.8원 급락
당국 구두개입·정책 대응에 '급브레이크'
'고환율' 추세 전환엔 신중론도 제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1480원대까지 치솟으며 1500원 선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외환 당국의 잇단 대응 속에 30원 넘게 내려왔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구두 개입과 외환 수급 대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당국 입김이 고환율 흐름을 실제로 돌려세울 수 있을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8원 급락한 1449.8원에 주간 거래를 마치며 3년 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개장과 동시에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강력 의지·정책 실행 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구두개입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 당국은 같은 날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내투자 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고환율 배경 중 하나로 꼽히는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확대를 완화하기 위해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20%)를 1년 동안 비과세하는 방안을 내놨다. 해외 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정부는 오히려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는 유인책을 택했다. 수출기업이 해외에 쌓아둔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 해외 배당금의 비과세 혜택도 95%에서 100%로 상향조정했다.

장중에는 '큰손'으로 꼽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한국은행과의 외환 스와프를 통해 전략적 환 헤지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환율 안정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같은 외환 수급 대책과 국민연금의 환 헤지 확대 가능성이 달러 수요를 일부 완화하면서, 향후 환율이 완만한 하락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최근 국민연금 관련 조치 및 외화 유동성 확보 조치 등으로 환율 방어 조치를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크지는 않았던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개입으로 1500원선이 우려되던 가파른 환율 상승 기대는 일단 꺾였다. 당장 연말 종가는 1400원대 중반으로 마무리되더라도 연초 1400원대 초반의 추가 하락 가능성 유효하다"고 짚었다.
 
iM증권의 박상현 연구원은 "정부 환율 안정 의지와 글로벌 외환시장 환경은 달러-원 환율의 하락 압력을 점진적으로 높일 것"이라며 "대외 여건 역시 환율 하락에 우호적이다. 연초 차기 연준의장 선임 등으로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강화 기대감이 달러화의 추가 약세로 이어질 수 있고 엔화는 일본 국채 금리 상승 등으로 강세 기조가 나타날 수 있어 원화 강세에 긍정적 여건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 상승 속도가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약세 등 구조적 한계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고환율 기조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이번 급락 이전까지 지난달 중순 이후 1460~148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해 왔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와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맞물리며 달러 수요를 자극해 온 데다, 환율 상승 기대 심리까지 더해지며 외환 수급이 한쪽으로 쏠리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외환 스와프 연장, 외화 유동성 공급 방안 등 정부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지만, 환율 흐름을 근본적으로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달러 강세가 진정되는 국면에서도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한미 간 성장세와 금리 격차, 국내 증시의 낮은 장기 수익률 등으로 원화 자산의 매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꼽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적 요인이 남아 있는 가운데, 최근 환율 하락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 최지욱 연구원은 "환율이 금일 상당 폭 낮아졌지만,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큰 폭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며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살펴보면 미국 주식 조정 등으로 개인 투자자의 해외 포트폴리오 순매수세는 최근 둔화하고 있었다. 이에 최근 환율 상승은 개인보다는 금융기관 및 기업 매수세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금일 발표한 외환시장 세제지원은 법률안 통과가 필요한 부분으로 확장 재정 스탠스를 감안할 때 세액 감면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이번 (세제지원 방안 등) 대책이 원화 약세에 과도하게 쏠려있던 심리안정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 심리개선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연말 1450원 아래 마감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환율 하락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출 경쟁력 회복 등 근본적인 환율 관리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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