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빼돌리는 현대중공업 직원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도급법 위반 관련 조사를 받던 중 증거를 대규모로 인멸한 현대중공업 임원들이 31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고진원 부장검사)는 이날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현대중공업 상무 김모씨 등 3명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김씨 등은 2018년 7~8월 무렵 공정위의 하도급법 위반 관련 직권조사 및 고용노동부의 파견법 위반 관련 수사에 대비해 회사 임직원들이 사용하는PC 102대, 하드디스크 273대를 교체하는 등 대규모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수사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시민단체의 고발로 시작됐다. 이들은 공정위가 조선사 하도급 불공정 거래 실태를 조사하던 2018년 현대중공업이 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은닉하고 파기했는데도 과태료 처분에 그쳤다며 지난해 6월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공정위는 지난 2019년 12월 현대중공업이 하도급업체에 지급해야 할 대금을 제조원가보다 낮게 측정한 사실을 적발해 208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조사를 방해한 현대중공업과 직원 등에 대해서도 1억 250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따로 형사고발을 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노후 PC를 교체한 것일 뿐 조사 방해 의도는 전혀 없었고 이후 조사과정에서 필요한 협력을 다했다고 반박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