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9일 한미 양국이 한반도 종전선언 문안에 사실상 합의했고, 다만 북한과의 협의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또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 전망을 내비쳤다.
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 기자 간담회에서 종전선언 추진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미 간에 이미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고, 종전선언 문안에 관해서도 이미 사실상 합의가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제가 지난번 G7 외교장관회담에서도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나 이러한 사실을 다시 확인을 했다"면서 "다만 북한과의 협의를 어떻게 진전시켜야 될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종전선언과 관련해 중국 측을 통해서 북한의 입장을 전달 받은 것은 없다"면서 다만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북한은 일련의 신속한 그리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인 대응이 반응이 있기를 저희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베이징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하나의 계기로 삼기로 희망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베이징 올림픽을 무대로 한 남북 또는 남북중 간 종전선언 추진은 미국 주도의 '외교적 보이콧' 등의 여파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망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뒤 "다만 어떠한 방식으로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그는 "미국 측으로부터 소위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이나 이런 것은 없었다"면서 "베이징 올림픽 참석 문제는 각국 정부들이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서 검토해 나가야 될 문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최근 북한의 핵활동 재개 정황과 관련해 "거듭 말씀드리지만 한반도에서는 사실 현상유지라는 상황이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더 악화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북한을 대화로 견인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한 뒤 "북한의 여러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도 깊은 우려와 관심을 가지고 계속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정부가 북한 인권이나 중국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인류 보편적 가치로서 우리 정부도 인권 보호와 신장을 중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북한‧중국과의 특수한 관계와 인도적 상황 개선과의 병행 필요성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중국이 사드(THAAD) 파동 이후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을 완전히 풀지 않는 것에 대해 "기대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우리가 원하는 부분에서 회복이 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는 계속 집요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은 흡족한 상태가 아니라면서 한한령 해제 등이 이뤄져야 양국 국민의 우호정서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중국 측에 계속 설득하고 있고 중국도 최근 적극적 자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북한의 당 전원회의에 대해서는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고, 내년 초 한미연합훈련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일본 측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재차 표명하면서도, 과거사와 실질협력을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