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여행제한에 텅 빈 남아공 공항. 연합뉴스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미국에서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인된 것은 물론 WHO(세계보건기구)에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이미 지배종으로 확인됐다.
1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아공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보고된 첫 번째 오미크론 확진자다.
이 확진자는 지난달 22일 남아공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귀국한 뒤 2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을 완료했지만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맞지는 않았다. 현재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확인된 지 4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빠른 속도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남아공 NICD(국립전염병연구소)는 지난달 유전자 분석을 한 모든 샘플의 74%가 오미크론 변이라고 발표했다. 남아공은 지난달 24일 WHO에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보고했지만, 오미크론이 확인된 샘플은 지난달 8일 채취했다.
이날(수요일) 남아공의 신규 확진자는 8561명으로 전날(화요일·4373명)보다 2배로 늘었고, 월요일(2273명)과 비교하면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유럽의 확산세도 거세다. ECDC(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이날 EU(유럽연합) 회원국 11개국에서 모두 59건의 오미크론 확진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스위스에서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3명 중 1명은 19세 학생으로 백신을 2차 접종을 마친 상태였다. 스페인의 확진자 2명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특히 이스라엘에서는 백신은 물론 추가접종까지 마친 심장 전문의가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이 의사는 1250여 명이 참석한 영국 런던 학회에 참석한 뒤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 같다고 밝힌 상태다.
EU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한 '시간과의 경쟁'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당초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긴 오는 13일부터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오미크론이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만든 면역을 회피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하고 매우 엄중한 대응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방송은 영국 정부에 코로나19 대응을 자문하는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 비상회의의 회의록을 확보해 이같이 보도했다.
다만 백신 추가접종이 변이로 인한 중증과 입원,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WHO 숨야 스와미나탄 수석 과학자도 "백신이 다른 변이에 그랬듯이 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개발한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CEO(최고경영자)도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가 떨어진다고 해도 중증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는 여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확진자들의 자료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변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는 파이낸셜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현재 백신의 효과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