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당일인 18일 경기버스노조가 전면 파업을 예고하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사진공동취재단"어른들 잘못을 왜 학생들에게 돌리나요?"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오는 18일 경기도 버스 4559대가 총파업으로 인해 운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수험생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수험생들은 "파업이 얼마나 중요한 결정인지는 알겠지만, 수능 날은 인생이 판가름 나는 날"이라며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이하 노조)의 파업 선언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죽했으면 수능 날에 파업을 결정했겠냐"며 이를 옹호하는 의견과 더불어 "비판을 당할 대상은 노조가 아닌 사측(경기버스운송사업조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 SNS에 따르면 파업으로 인해 수능 당일 경기도 지역 버스가 운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식에 수험생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며 불안해 하는 모습이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의 한 학원에서 수험생이 모의고사를 풀고 있다. 연합뉴스자신을 수험생이라 밝힌 한 누리꾼은 "버스 노조가 그동안 힘들게 싸워온 건 알겠다"면서도 "고등학생들은 수능을 위해 그동안 밤새워 공부해가며 노력해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버스 파업을 응원하겠지만, 수능 날 하는 건 좀 아니다"라며 "어른 싸움에 학생들 인생을 걸지 말라"고 주장했다.
사측 홈페이지에도 버스 파업을 비판하는 민원이 게재됐다. 이 민원인은 "1년에 한 번뿐인 수능을 위해서 몇 년 동안 공부를 해온 수험생들"이라며 "적어도 자식이 있으면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하필 수능 날에 이럴 필요까지 있냐", "한국 청소년들에게 수능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냐", "어른들 밥그릇 싸움에 청소년들을 희생시키면 안 된다"는 등 이번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반면 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수능보다도 이번 파업이 더 큰 일"이라며 "노조도 인생이 걸린 일"이라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수능 날 파업하는 것이 싫었다면, 평소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냈어야 한다"며 "(노조 측이) 욕먹을 것을 모르고 수능 날 파업 결정을 했겠냐"고도 주장했다.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 캡처비판의 대상이 잘못됐다는 주장 또한 나왔다. 비판의 대상은 노조도, 수험생도 아닌 사측이라는 얘기다.
한 누리꾼은 "이번 버스 파업의 핵심은 2교대를 하자는 것이고, 이 협상안이 계속 사측과 협의되지 않아 (노조가) 파업이라는 수단을 꺼낸 것"이라며 "이걸 노조 탓만 할 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다른 누리꾼도 "사측은 상대적으로 약자인 노동자들이랑 수험생들한테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히려 하고, 자신들은 그 어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모습처럼 보인다"며 사측을 비판하기도 했다.
사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파업과 관련해서는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제공앞서 노조 측과 사측은 지난 15일 오전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 30분까지 15시간 넘게 1차 조정 회의를 벌였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 측은 △민영제 노선의 1일 2교대제 시행 △같은 사업장 내 공공버스와 민영버스의 격차 해소를 위한 준공영제 도입 △준공영제 노선과의 임금 격차(약 50만 원)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코로나19로 승객이 급감해 경영 적자가 누적된 상태여서 처우 개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들은 수능 당일인 오는 18일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2차 조정 회의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수능 당일인 18일 새벽 4시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